펜타곤 “이란, 미군 기지 공격 계획 없었다”…트럼프의 ‘임박한 위협’ 주장과 배치

정유진 기자 2026. 3. 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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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없는 한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군기지를 타격할 계획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는 “이란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이란 공격을 정당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CNN·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국방부 관계자들이 1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 보좌진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이 역내 미군에 위협이 된다며 공격이 필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은 수년 전부터 존재해 온 것이며, 미국이 먼저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 공격을 개시하면서 공개한 동영상 연설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핵시설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자신이 불과 8개월 전 “완전히 파괴했다”고 선언했던 이란 핵이 왜 이제 와서 ‘임박한 위협’이 된 것인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또 이란이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올 초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으로부터 임박한 위협은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은 ‘선택’에 의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임박한 위협’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미사일·드론 등으로 이란을 폭격하기 시작한 지 36시간이 지나도록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베트남 전쟁 이후부터 정부가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반드시 공식 브리핑을 해 온 관례를 깨뜨린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 공습 이틀째인 1일에도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고 소셜미디어로만 중대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이나 브리핑을 개최하는 대신,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 만찬에 참석했다.

이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기 전 미 연방 상원의 승인을 얻으려 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1991년 걸프전쟁을 시작하기 전 유엔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던 조지 W. H. 부시 대통령과 대비된다고 폴리티코는 꼬집었다.

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오늘날 미국인들에게 익숙한 모습은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쟁이라는 중대사에 걸맞게 연설하는 것”이라며 “수많은 정치적 전통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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