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도 구글 반출’ 허가, 미 관세인상 압박에 지렛대 활용

박민희 기자 2026. 2. 27. 17: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구글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해온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27일 '조건부'로 허가했다.

국가안보 우려 때문에 국외 반출을 불허해온 정부가 허가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 속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 속에 대미 협상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도 반출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CES) 행사장에 구글 로고가 설치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가 구글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해온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27일 ‘조건부’로 허가했다. 국가안보 우려 때문에 국외 반출을 불허해온 정부가 허가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 속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이날 회의를 열어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고정밀 지도(1:5000 지도)의 국외 반출 허가를 결정했다. 국내 서버에서 보안 처리가 완료된 데이터를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고, 보안이 필수적인 군사기지나 각종 안보시설의 위치는 가리고, 등고선 등 민감한 데이터는 제외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협의체는 지도 정보의 해외 반출 여부를 심의·결정하는 기구로 국토부를 비롯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외교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 등의 관계 부처가 참여한다.

그동안 정부가 정밀 지도 반출 결정의 핵심 조건으로 내걸었던 구글의 국내 데이터 센터 설치는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결국 구글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부터 1:5000(지도상 1㎝가 실제 거리 50m) 축적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구글은 다른 나라들에서는 제공하는 구글 길 찾기 기능을 한국에서만 서비스하지 못하는 건 이 지도의 반출이 안되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를 비판해왔다. 정부는 국가 안보상 이유로 반출을 거부해왔고, 지난해에는 세 차례 결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를 한국의 대표적 ‘비관세 장벽’으로 거론하며 꾸준히 철폐를 압박해왔다. 특히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부대표는 일부 국가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 착수하는 등 새로운 관세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과’를 요구받던 각 부처들의 경쟁 속에 무역부대표도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를 강화해왔던 터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 속에 대미 협상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도 반출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여기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과 함께 디지털 서비스 관련 데이터 이전을 원할하게 한다는 내용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국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고심했다”며 “구글의 데이터센터 국내 설치를 받아내지는 못했지만, 우리 안보상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여러 조건과 안전 장치를 달았고 지속적 위반이 발견되면 다시 철회하는 조항도 넣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결정이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고려는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