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배후’ 전광훈 첫 재판…“애국운동 해야 해” 보석 신청

박고은 기자 2026. 2. 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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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고 있었다…비폭력 강조” 혐의 부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 배후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첫 재판에서 “비폭력 운동을 강조했다”며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전 목사는 이날 재판에서 “애국운동을 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검찰은 전 목사가 폭동 사태 직전 집회에서 “내 말 안 들으면 총살” 등의 발언을 한 내용 등을 공소사실에 담았다.

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27일 전 목사의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과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수감복을 입은 채 재판에 참석한 전 목사는 “서부지법 사태는 (자신이 진행한) 집회가 끝난 다음 날 새벽 3시에 일어났다”며 “내가 서부지법 침입을 교사하려면 현장에 있었거나 집에 가서라도 메시지를 보냈어야 했는데 그런 증거가 전혀 없다. 외려 나는 지지자들에게 비폭력 운동을 강조했다”고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전 목사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 목사는 교회 신도와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에게 국민저항권으로 반국가세력을 처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지난해 1월19일 서부지법 사태 당시 다수의 사람을 서부지법에 침입하도록 부추기고, 이를 막는 경찰관 등을 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전 목사가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서부지법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집회 신고 범위를 벗어나 도로를 점거했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한겨레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전 목사 공소장을 보면, 12·3 내란 사태 직후부터 ‘국민 저항권’을 앞세운 과격한 발언을 해 온 전 목사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심사가 이뤄진 18일 광화문 집회에서 “국민 저항권이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내가 광화문의 총사령관이다, 내 말 안 들으면 총살”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사실에 대해 전 목사 쪽은 여야 정치인의 과거 발언이나 진보 성향의 집회에서 나온 발언 등을 나열하며 “국민저항권은 정치적·이념적 투쟁의 표현으로 여야 할 것 없이 자유롭게 발언해온 표현”이라며 “일면식도 없는 100여명이 집단 가담한 사건에서 그중 극히 일부를 뽑아 정범과 엮어 공소 제기를 한 것은 결국 특정 집회 및 인물에 대한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부지법 가담자 대부분은 성인인데 이들의 이념적 성향에 따른 행동들은 연설자 한 명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핵심 정범으로 지목된 윤아무개씨와 이아무개씨는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라고 알려졌지만 정식으로 임명된 직책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쪽에 전 목사의 교사를 받아 난동을 부린 ‘정범’들의 범죄사실이 공소장에 특정되지 않았다며 검찰에 “공소사실을 재검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판 직후 이어진 보석심문에서 전 목사 쪽은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전 목사 쪽 변호인은 과거 목 철심 수술과 허리디스크에 따른 보행 장애, 심장 통증, 당뇨 증상 등을 사유로 들며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성한 곳이 없다.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도 “나만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애국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석을 요청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나만 실내에 들어가 직접 악수를 했다. 미국은 종교 탄압에 대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저를 속히 풀어주셔야 나라를 위해 봉사하지 않겠느냐”는 궤변을 이어갔다. 공판을 마친 뒤에는 방청석에 앉아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서부지법은 지난달 13일 전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같은 달 22일 전 목사를 서부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전 목사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1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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