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닮은 로봇…상용화를 위한 4가지 관문
[스페셜]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지도

사람의 체격과 형태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오랫동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사람을 위해 설계된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미래를 제시해 왔다. 단일 작업에 최적화된 기존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휴머노이드는 향후 여러 산업을 지원할 수 있다. 생산 라인에서 부품을 조립하고, 물류창고에서 상품을 운송하며, 병원에서 간호사를 보조하거나, 소매점에서 매대를 채울 수 있다. 더 나아가 노인 돌봄과 집안일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기술 시연이 비즈니스가 못 되는 이유
파일럿 단계의 기술 시연과 실제 비즈니스 환경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프로토타입 모델은 인상적이지만, 맥킨지의 이전 보고서에서도 언급했듯이 실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술 기업들이 파일럿과 대규모 배포 간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핵심 ‘브리지(bridge)’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된 네 가지 브리지는 간극을 넘기 위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브리지들이 모두 갖춰지기 전까지 휴머노이드는 이론적 개념에 머물 뿐, 실제 현장에 투입될 수 없다. 모든 요건을 충족한 OEM 기업은 빠른 확장이 가능하지만, 일부 요소에만 치중한 기업은 파일럿의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도입까지는 아직 수년이 걸리겠지만 로봇 기업들은 위 네 가지 측면에서의 진척도를 점검하고, 조직적인 대비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로봇이 작업 현장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는 시점에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브리지 1: 울타리 없는 운영을 위한 안전 시스템
진정한 가치는 격리된 울타리 안에서 작업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함께 작업장과 공공장소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로 인해 안전 기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적·기술적 측면 모두에서의 브리지 구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로봇 안전 가이드라인으로 ISO 10218과 ISO/TS 15066을 발표했으나, 두 표준 모두 비정형적 환경에서 이동하고 상호작용하는 자율 휴머노이드가 아닌, 로봇 팔(Robot arm)과 협동 로봇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휴머노이드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은 새로운 안전 기준 수립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개발 중인 ISO 25785-1은 낙하 완화, 예측 가능한 행동, 순응적 상호작용(compliant interaction) 등 휴머노이드에 특화된 요건들을 정의할 예정이다. 새로운 표준이 확정·채택돼 공식 규제로 반영되기 전까지는 규제 불확실성이 휴머노이드의 대규모 도입을 제한할 것이다.
표준 및 규제 정립과 병행돼야 할 과제는 기술 격차의 해소다. 현재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복잡한 공간에서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 시범 적용된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itics)의 디지트(Digit) 사례는 이러한 한계를 잘 보여준다. 디지트는 360도 비전과 라이다(LiDAR) 기술을 탑재해 물류용 박스를 옮길 수 있으나, 안전 우려로 인해 반격리된 구역 내에서만 가동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간의 긴밀한 협업을 위해서는 비전, 촉각 및 근접 거리 감지, 로봇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설정하는 힘 제한 구동(force-limited actuation) 기술이 결합된 다층의 아키텍처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실시간 동작 계획, 스프링과 유사한 특성을 갖춘 유연한 팔다리, 낙하 복구 시스템 등의 다중화 안전장치를 통해 오작동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보호장치들을 명확한 인증 절차 및 표준화된 검증 테스트를 통해 평가 및 승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산업 이해관계자들은 기술 안전장치에 투자하는 동시에 표준 수립을 주도하고 있는 OEM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기업들은 적절한 규제 체계가 확립되는 즉시, 휴머노이드를 빠르게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브리지 2: 지속적인 가동 시간
현재 대부분의 휴머노이드는 1회 충전 시 2~4시간만 작동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8~12시간 운영 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유휴 시간 때문에 로봇은 인간 작업자에 준하는 생산성을 달성할 수 없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배터리다. OEM 기업들이 보다 긴 작동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 휴머노이드의 도입은 파일럿 단계에만 머물게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현실적인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첫째는 단 몇 분이면 탈부착이 가능한 교체형 배터리 팩이다. 이를 적용하면 로봇은 근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며, 분리된 배터리는 별도로 충전할 수 있다. 둘째는 ‘급유 시스템(pit stop)’으로 사전에 계획된 휴식 시간이나 교대 시간에 급속 충전을 하는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안전하고 신속한 충전기와 레이아웃을 활용한다. 두 가지 방안 모두 하나의 기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
운영상의 차질을 최소화하면서, 근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려면 다양한 설계 옵션들도 도움이 되지만, 배터리 솔루션에 비하면 부차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고효율 변속기와 경량 구조를 적용하면 작업당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인지 및 연산 기능을 최적의 규모로 줄여 불필요한 전력 소모와 열을 방지할 수 있다. 효과적인 열 설계는 근무 시간 후반부에 발생할 수 있는 움직임 둔화를 막는다. 경미한 오류나 고장을 빠르고 확실하게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장시간의 운영 중단을 막을 수 있다.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고려해야 할 한계도 존재한다. 가령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를 사용하면 작동 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열 리스크를 증가시켜 강력한 보호 및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반대로 안전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을 개선할 수 있으나, 에너지 용량 측면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언론의 이목을 끄는 실험실 시연이 아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신뢰성 있는 운영을 구현하는 것이다.
핵심은 실제 현장에서의 운용 역량이다. 전체 근무 시간 동안의 가동성이 보장되고, 이를 뒷받침할 충전 및 교체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또한 잦은 중단 없이 사람 근처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근거도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이 충족되기 전까지 가동 시간의 한계는 휴머노이드의 확산을 가로 막는 주요 장애물로 남을 것이다.
브리지 3: 정교한 조작 능력 및 이동성의 향상
정교한 조작 능력과 이동성은 휴머노이드 발전 과정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영역인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구현 난이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이 두 영역에서 인간의 역량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비정형 환경에서 그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차이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확인된다.

기계적 특성
사람의 손은 약 20~27개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갖추고 물체를 집거나 비틀고 정밀하게 조작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로봇 손은 유효 자유도가 현저히 낮다. 여러 관절이 하나로 연동돼 각 관절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 가동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 구동장치는 힘의 밀도, 대역폭 및 제어 측면에서 인간의 근육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뒤떨어진다.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집기 동작은 수행할 수 있으나, 인간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의 정교한 조작 능력은 부족하다.
감각운동 능력
휴머노이드 로봇은 방대한 양의 훈련을 거친 후에도 폐루프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인간은 촉각, 시각 등 다양한 감각 입력을 종합해 움직임을 유도하는 고도의 감각운동 통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로봇은 통제된 환경 내에서만 인간의 정밀성에 근접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고 역동적인 작업 현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학습 효율성
이제 로봇은 실제 현장에서나 영상 속 인간의 행동을 모방 학습하고 이를 재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방식은 이동성과 정교한 조작 능력 훈련에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휴머노이드는 일반화 능력이 부족해, 특정 작업을 완전히 숙달할 때까지 수십억 번의 시뮬레이션 상호작용을 거쳐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휴머노이드가 자신의 능력 부족을 스스로 인지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개선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휴머노이드를 위한 촉각 센싱 스킨(로봇 외부 표면에 촉각을 인지하는 전자 센서들로 구성된 계층)을 고도화하고, 동작 제어를 위해 기계 부품 정렬 방식을 최적화하는 기구학적 설계도 개선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성능 구동장치와 고밀도 멀티모달 센싱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예: 카메라에 열·촉각 입력을 결합하는 기술). 아울러 휴머노이드가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대량의 체화 데이터셋(embodied dataset)으로 훈련된 AI 모델도 필수적이다. 최근 효율적인 구동장치, 적응형 로봇 손, 물리적 상호작용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들이 개발됐지만 인간과의 역량 격차를 완전히 메우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정교한 조작 능력은 로봇의 적용 범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광범위한 기계적 대역폭과 고도의 감각운동 통합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 휴머노이드는 정형화된 환경 내에서 반복적인 저난도 작업에 국한될 것이다. 이는 경영진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단기적 파일럿 단계에서는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의 폼팩터가 분명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나 정교한 조작 능력이 필수적이지 않은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브리지 4: 비용 대폭 절감
정교한 조작 능력과 안전성이 로봇의 역량을 규정한다면, 비용은 상용화의 실현 가능성을 결정한다. 휴머노이드가 새로운 능력을 확보하고 작업장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대규모 확산은 불가능하다. 현재 프로토타입 제품의 단가는 대당 15만~50만 달러에 달한다. 초기 세대의 휴머노이드가 기술적 타당성에 집중하고 있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개념 증명(PoC)에 성공한 기업들은 비용 절감으로 초점을 전환하는데 이는 모든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개별 부품을 하나의 SoC(System on a Chip)로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했다. 이와 같은 아키텍처를 통해 부품 구성과 전기 회로망을 줄이고 조립 공정을 단순화한 동시에 시스템 성능까지 개선했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비용 격차를 해소하는 과정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휴머노이드가 주류 섹터 전반에서 인간 노동자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품 단가가 대당 2만~5만 달러 수준으로 대폭 낮아져야 한다. 특히 가정, 소매, 숙박 등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는 환경에 투입될 모델은 이보다 더 큰 폭의 비용 절감이 필요할 수 있다(사이드바 ‘휴머노이드 로봇의 비용 동인’ 참고). 분명한 것은 차세대 휴머노이드의 비용은 저절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레버들을 적용해 수익성의 재설계가 추진돼야 한다.

특정 작업에 한정된 아키텍처
OEM 기업은 자유도, 가반하중, 센싱, 연산 능력을 향후 가능한 모든 작업에 대비해 과도하게 설계하기 보다는, 초기 단계의 작업에 맞게 최적화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부품 구성을 축소하고 시운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
모듈식 메카트로닉 관절
기업들은 모터, 기어박스, 센싱, 구동·제어장치를 하나의 반복 가능한 패키지, 즉 휴머노이드를 위한 ‘시스템 온 조인트(systems on joint)’로 통합해, 부품 수와 배선 작업을 줄이고 조립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부품 수 축소 및 하네스 간소화
브라켓과 연결 부품 수, 케이블 길이를 줄일 수 있도록 로봇 구조와 배선 경로를 공동 설계함으로써, 노동력을 줄이고 제조 수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등급별 공급사 생태계를 통한 플랫폼 표준화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관절 SKU(재고 관리 단위)와 공유 인터페이스, 다양한 소싱 옵션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구동장치, 기어, 센서 및 안전 관련 요소에 대한 물량 기반의 가격 할인을 유도하고, 학습 곡선을 가속화할 수 있다.
설계에 따른 정비 용이성
전원 차단 없이 교체 가능한 관절 또는 전체 팔다리, 신속한 배터리 교환, 모듈식 커버와 같은 설계 요소는 휴머노이드의 비가동 시간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줄여준다. 이는 단가 하락에 앞서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적정 규모의 인지·연산 능력
OEM 기업은 ‘연구실 등급’의 기술 조합에서 벗어나, 실제 작업 범위에 맞게 최적화된 ‘배포 등급’의 모듈과 에지 컴퓨팅으로 전환해야 한다.
설계상의 변화 외에도, 구동장치 혁신과 공급망 현지화를 함께 추진하는 OEM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상업적 도입을 실현할 수 있는 결정적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 공동의 혁신에 초점을 둔 파트너십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파일럿에서 얻은 초기 교훈
현재 두 개의 요인이 휴머노이드의 적용 영역을 결정한다.

최초의 파일럿에는 지도화된 공장 통로, 통제된 물류창고 레인, 일상적인 검사 경로와 같이 정형화돼 있고 가변성이 낮은 환경에서 반복적이면서 중간 정도의 복잡성을 가진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가 포함됐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현재 수준의 이동성과 기본적인 처리 능력만으로도 가치 창출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최근의 파일럿 역시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자동화 및 창고 운영 분야에서는 주로 지도화된 구역 내에서 구성품과 물류 박스를 옮기는 로봇 테스트가 진행돼, 미세한 조작보다는 이동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간을 위해 설계된 기존 작업 현장에서는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의 움직임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동선이 겹치는 물류창고 통로와 같이 비교적 엄격한 안전 정책이 시행되는 영역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여전히 반격리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울타리 없는 운영을 허용하는 안전 시스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위험한 산업 환경에서 실시된 초기 실험 결과는 휴머노이드가 인간을 위험 요소로부터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휴머노이드의 폼팩터는 계단, 좁은 통로, 패널을 통과할 수 있어 검사 작업에 유리하다. 이러한 실험 전반에서 도출되는 교훈은 일관적이다. 즉, 현재의 성과는 정교한 조작 능력을 요하는 조립 공정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경로와 반복적인 작업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의 제약 요인은 순차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가장 먼저 확립돼야 할 과제는 울타리 없는 운영을 위한 안전 시스템이다. 규제 준수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로봇은 통제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지속적인 가동 시간은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 동인이며, 풀타임 운영은 휴머노이드의 확대 적용을 위한 필수 조건이므로 두 번째 우선순위다. 다음으로 정교한 조작 능력과 이동성은 작업 범위를 제한하지만, 초기 적용 사례에서는 장애 요인이 아니다.
다만 개선이 있을 경우, 휴머노이드는 운송과 검사를 넘어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비용이 대폭 절감돼야 휴머노이드 시스템이 파일럿과 브랜드 전시장 수준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소비자와 대면하는 역할의 휴머노이드는 더 저렴한 가격대로 낮아져야 한다.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
전 세계적으로 약 50개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한 목표를 발표했지만, 파일럿의 확대 적용이나 상용화 전 배포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10곳이 채 되지 않는다. 대다수 기업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험실이나 매우 통제된 환경에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경영진들은 두 가지 핵심 질문을 던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어느 기업이 성공할 것인가. 지역별 생태계는 이러한 경쟁 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중국
빠른 속도, 공급사 주도의 혁신, 전략적 정책을 통한 기술 확산
중국은 강력한 정부 주도의 방향 설정과 민첩한 공급 기반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로 부상했다. 중국의 공업정보화부(MIIT)는 2025년까지 풀스택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2024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정책은 중국 현지 내 부품 생산을 장려하고, 휴머노이드의 규격과 안전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벤치마크를 수립하는 한편, 물류 거점과 공장 내 파일럿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 효과는 이미 가시화돼, 2024년 한 해에만 35개 이상의 새로운 휴머노이드 모델이 출시돼, 다른 지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중국 선도 기업들은 이러한 국가 주도의 성공 공식을 잘 보여준다.
유비테크(UBTech)는 중국 정부의 로봇 굴기(堀起) 정책에 힘입어 확보한 사업적 입지를 활용해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Walker) 여러 대를 검사 및 물류 분야 파일럿에 투입하고 있다.
푸리에 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는 현지 부품 공급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의 이동성 역량을 보건의료와 산업용 시나리오에 통합하고 있다. 이는 공급사와의 공동 혁신이 개발 주기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일 유니트리(Unitree)는 빠른 속도와 대규모 확장을 특징으로 하는 중국식 모델을 상징한다.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의 가격을 1만 달러 미만으로 책정해 진입장벽을 크게 낮춰 큰 화제를 모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분명하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는 안전 기능이 제한적이고 가반하중이 거의 없어, 산업적 배포보다는 시연과 연구 목적에 더 적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트리의 신속한 제품 출시는, 빠른 반복과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전략은 과거 전기차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방식과 유사하다. 광범위한 공급사 기반을 동원하고, 실험을 장려하며, 비용과 역량이 수렴할 때까지 다양한 기종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현재 여러 중국산 휴머노이드는 정교한 조작 능력과 안전성, 가동 시간 측면에서 뒤처져 있지만, 공급사가 주도하는 혁신의 속도와 범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네 가지 브리지를 예상보다 빠르게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압도적인 규모를 통해 글로벌 표준을 형성할 잠재력도 있다.
북미
수직 통합 및 독자적 기술 스택
북미 지역의 휴머노이드 기업들은 외부공급사에 의존하기 보다는, 구동장치, 제어 시스템 및 AI 스택을 자체 설계하는 수직 통합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시스템에 대한 소유권을 강화함으로써 우수한 성능, 보다 강력한 안전성 평가 결과를 확보하고, 방어 가능한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가 대표 사례다. 최신 프로토타입은 완전히 맞춤화된 구동장치를 사용하며, 테슬라의 광범위한 AI 인프라인 도조(Dojo) 플랫폼을 활용해 시각적 입력 정보를 분석한다. 테슬라는 자동차 프로그램의 요소를 휴머노이드에 재사용함으로써 시각적 인지 기능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IP를 통제할 수 있다.
피겨AI도 테슬라와 비슷한 접근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BMW의 스파르탄버그 공장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한 최초의 자동차 제조 규모 테스트를 진행하며 독자적인 기술 스택을 구축하고 있다.
앱트로닉스(Apptronik)의 휴머노이드 아폴로(Apollo)는 자사의 설계에 파트너사인 메르세데츠-벤츠에서 확보한 지식을 결합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 개발 노력은 독자적인 기술 스택을 개발하고 실제 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적용 사례를 축적함으로써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북미 기업들의 신념을 보여준다.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는 일부 하드웨어 모듈을 외부에서 조달한다는 점에서 북미 기업의 표준 모델에서 일부 벗어나지만, 자체 시스템 통합 역량과 소프트웨어를 유지하고 있다. 어질리티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아크(Arc)을 기반으로 진행 중인 아마존과 GXO와의 파일럿은 실용적인 균형 전략을 잘 반영한다. 어질리티는 핵심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루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신속한 확장을 위해 외부 파트너사를 활용하고 있다.
공급사가 주도하는 중국의 비용 절감 모델과 비교할 때, 북미 기업들의 접근 방식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고 자본 집약적이다. 그러나 구동장치부터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이르는 전체 스택을 직접 소유함으로써, 안전성과 규제 준수, 성능 중 어느 하나라도 타협할 수 없는 복잡한 기존 산업 환경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한 로봇을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반영한다.

유럽
신뢰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거점 구축
유럽의 OEM 업체들은 안전성, 규제 준수, 인간 중심 설계를 축으로 차별화된 경로를 개척하고 있다.
독일의 뉴라 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멀티모달 인지, 의도 예측, 선제적 안전 관리 기능에 고해상도 센서 스킨과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합하여, 인지 휴머노이드 분야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스페인의 PAL 로보틱스(PAL Robotics)는 바퀴형 이동·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수십 년간 축적한 리더십(ARI, TIAGo 등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의 내비게이션, 위치·매핑 기술과 안전 설계 역량을 TALOS와 같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에 통합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설립되어 현재 오픈AI의 후원을 받고 있는 1X는 인간 환경에서 자율적이고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체화 AI(Embodied AI) 개발에 명확한 초점을 두고, 자사의 안드로이드 모델인 NEO 및 EVE를 고도화하고 있다.
영국의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는 자사의 휴머노이드 아메카(Ameca)를 통해 인간과 로봇 간의 표현적 상호작용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안전성, 규제 준수, 인간 중심 설계를 핵심 차별화 요소로 삼는 유럽의 접근 방식을 반영한다. 이들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역량에 걸맞은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촉각 센싱, 검증된 내비게이션, 체화 AI, 표현적 상호작용을 활용한다.
유럽이 보유한 최대 경쟁 우위는 부품 공급망과 규제 명확성에 있다. 정밀 드라이브, 구동장치, 센서, 안전 시스템 등은 강력한 산업 기반을 형성한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2025년)과 기계류 규정(2027년 시행)은 규제 대상 산업에서 휴머노이드를 배포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비록 확장 속도 면에서는 중국과 미국보다 뒤처질 수 있으나, 이러한 두 가지 요소에 힘입어 유럽은 신뢰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타 지역
자원 여건에 따른 전략적 차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직 통합 수준이나 공급사 의존도는 자금 조달 가용성과 현지 산업 역량에 따라 상이하다. 일본과 한국의 일부 기업들은 고성능 메카트로닉스(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의 합성어)를 강조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틈새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로봇 패권 전쟁의 승자 찾기
로보틱스 기업들은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다른 경로를 추구하고 있다. 이제 경영진에게 남은 질문은 과연 어떤 경로가 네 가지 브리지를 가장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가이다. 각 지역의 접근법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중국은 공급망 생태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고, 미국은 통제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유럽은 신뢰와 안전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파트너십이나 투자 기회를 평가하는 리더들은 개별 OEM 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생태계의 역량도 살펴봐야 한다. 어느 한 기업도 단독으로는 이 간극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과 관계없이 리더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간극 해소가 기술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OEM 기업, 공급사, 최종 사용자, 투자자 간의 잘 조율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이제 휴머노이드가 상업화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 안전성, 지속적인 가동 시간, 정교한 조작 능력 및 이동성, 비용 절감이라는 네 가지 핵심 브리지가 모두 구축될 때 시장은 대규모 확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조기에 준비하고, 핵심에 집중하며, 신중하게 확장하는 기업만이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다음 시대를 정의할 수 있다. 이제는 어떤 간극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애니 켈카 맥킨지 보스턴 오피스 파트너 외
감수 심원섭 맥킨지 서울 오피스 부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