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가 소득세 대체할 것…미국인 증세는 없다”
경제·안보·이민정책 등 자화자찬
“이란, 美본토 도달 미사일 개발”
공격 옹호하면서 합의 가능성 열어
민주당엔 “미쳤다” 원색적 비난
소득세 2.6조弗 vs 관세 1950억弗
전문가들 “숫자상 불가능”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장 시간의 국정연설을 통해 자신의 경제·외교안보·이민정책을 자화자찬하며 관세 부과로 세수를 늘리는 대신 소득세 등 자국민의 증세는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다른 나라가 낸다고 주장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수입하는 미국 기업에 돌아간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란에 대해 “미 본토에 도달할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격의 정당성을 언급하면서도 협상의 문은 열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진행된 2기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대법원 판결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으로서 다른 나라에 훨씬 안 좋은 합의를 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제도가 더 복잡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더 오래 지속되고 강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국이 부담하는 관세가 과거처럼 소득세 제도를 실질적으로 대체해 국민의 재정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기반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 중 232조와 301조에 의한 관세는 지금까지 법적 장애 없이 부과되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 미국 소득세수는 2조 60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관세 수입(1950억 달러)의 13배 이상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관세의 소득세 대체는 수치상 불가능”하다고 꼬집었고 악시오스는 “관세를 핵심 경제정책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는 “이미 유럽과 해외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으며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며 “이란 정부는 자국민 3만 2000명을 죽였다. 그들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란과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나는 외교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미국을 겨냥한 위협에 맞서기를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장인 108분간의 연설에서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감세안, 처방약 인하 정책, 의료보험 개혁안 등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나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국 내 우후죽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로 가정용 전기료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량을 자체 발전소로 충당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표 퇴직연금 401k에 가입할 수 없는 근로자를 위해 내년부터 정부가 최대 1000달러까지 저축액을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유권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경제 회복세를 말했다”며 “(유권자들이 기대한) ‘여러분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맹폭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썼다. 그는 “공화당은 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시켰지만 민주당은 모두 이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들은 국민을 괴롭히기 위해 대규모 증세를 원했다”고 직격했다. 범죄·이민·경제정책에 기립박수를 치지 않는 민주당을 향해 “정신병자(sick)”라며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는 동안 앨 그린 하원의원(민주당·텍사스)이 ‘흑인은 원숭이가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수십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불참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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