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투자했는데 반토막…코인 영끌족의 자책 [매콤짭짤 솔로이코노미]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이혁기 기자 2026. 2. 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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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돈을 벌 때 나만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는 포모(FOMOㆍ기회상실 공포) 심리가 MZ세대를 휩쓸고 있다.

이렇게 총지출은 350만원이 발생하고, 30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

언제 오를지 기약 없는 코인을 붙들고 매년 이자로만 수백만원을 쓰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손실이 컸지만, 회수한 투자금에 부모님이 빌려준 돈(약 1000만원)을 합해 신용대출 5000만원을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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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솔로이코노미
30대 중소기업 직장인 재무설계
빚 내서 시작한 암호화폐
손해 계속 늘기만 한다면
청산해 대출 갚는 과감함 필요
안정적인 재테크로 재설계해야

남들이 돈을 벌 때 나만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는 포모(FOMOㆍ기회상실 공포) 심리가 MZ세대를 휩쓸고 있다. 성실하게 월급을 모으는 건 미련한 짓 취급받고,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뛰어드는 게 '똑똑한 재테크'로 통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준비 없는 '빚투(빚내서 투자)'는 자산 증식의 사다리가 아닌, 벼랑 끝으로 내모는 지름길이 되기 십상이다. '인생 한방'을 노리다 빚더미에 앉은 직장인 김성훈씨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됐다.

빚을 내서 재테크를 하는 건 득보다 실인 경우가 더 많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월급만 모아서는 서울에 집 한 채 못 산다." 요즘 직장인 대부분은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하다. 월급날이 오면 은행에 저축하는 대신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상품에 올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종목은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이 들면 대출을 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에 레버리지(대출)를 활용한 투자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효자 노릇을 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침체하거나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를 짓누르는 족쇄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재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중소기업 5년차 직장인 김성훈(가명ㆍ30)씨가 딱 이런 케이스다. 4개월 전, 성훈씨는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총 5000만원을 만들어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저점 매수로 가격이 반등하는 걸 노리는 전략이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현재 성훈씨의 주식 계좌엔 파란불(손실)만 가득하다. 바닥을 친 줄 알았던 코인이 성훈씨의 기대와 다르게 '지하실'까지 곤두박질친 거다.

문제는 성훈씨의 대출 금리가 연 6%로 낮지 않다는 점이다. 셈을 해보니 연 이자로만 280만원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 수익은커녕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를 감당하는 것도 벅찬 상황이지만, 투자했던 암호화폐는 좀처럼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억원 돌파'를 낙관했던 비트코인마저 최근 1억원 지지선이 위태로울 정도로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앱을 켤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는 성훈씨는 과연 '빚투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Q1 지출구조=일단 성훈씨의 재정 상황이 어떤지부터 살펴보자. 성훈씨의 월 소득은 320만원이다. 지출 중 가장 큰 구멍은 역시 '대출'이다. 전세자금대출 원리금 60만원, 신용대출 원리금 85만원 등 145만원에 달한다. 한달 월급의 3분의 1가량이 대출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이밖의 지출은 공과금 14만원, 식비 50만원, 통신비 16만원, 부모님 용돈 30만원, 교통비 10만원, 쇼핑 비용 20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월평균 55만원) 등이 있다. 모두 합하면 340만원이다. 금융상품은 보험료 10만원이 전부다. 이렇게 총지출은 350만원이 발생하고, 30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

■ Q2 문제점=성훈씨 가계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밑 빠진 독'처럼 새어 나가는 대출 원리금이다. 앞서 언급했듯 성훈씨는 4개월 전 '인생 한방'을 노리고 5000만원을 대출받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했고, 원금의 25%가 눈 녹듯 사라졌다. 1000만원이 넘는 손해를 본 셈이다.

문제는 투자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성훈씨는 "우울할 때마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1인 가구임에도 식비가 한달 50만원에 달하고, 쇼핑 비용으로도 20만원이 빠져나간다.

무엇보다 성훈씨에겐 뚜렷한 '재무 목표'가 없었다. 대출을 갚느라 급급해 미래를 그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적자가 30만원씩 나는 상황에서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 이대로라면 빚을 갚기는커녕 빚이 더 늘어날 게 뻔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 Q2 해결책=가장 시급한 건 '대출'을 정리하는 일이다. 필자는 성훈씨에게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언제 오를지 기약 없는 코인을 붙들고 매년 이자로만 수백만원을 쓰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막연한 기대감보단 당장의 지출을 막는 게 가계부 정상화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이같은 조언에 수긍한 성훈씨는 눈물을 머금고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전량 매도했다.

손실이 컸지만, 회수한 투자금에 부모님이 빌려준 돈(약 1000만원)을 합해 신용대출 5000만원을 갚았다. 덕분에 매달 나가던 원리금 85만원은 '0원'이 됐다. 이것만으로도 가계부에 숨통이 트였다.

다음은 생활비 다이어트다. 배달 횟수를 줄이고 집밥을 해 먹기로 해 식비를 50만원에서 33만원으로 17만원 줄였다. 스마트폰 요금제도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 16만원에서 8만원으로 줄였다. 미용비와 휴가비 등 갖가지 비정기 지출도 절감해 총금액을 월평균 55만원에서 45만원으로 10만원 절약했다.

이렇게 성훈씨는 대출금을 갚고 다양한 지출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총 120만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적자(30만원)를 메우고도 90만원이 남는다.

이 돈으로 성훈씨의 재무 목표를 세웠다. 내집 마련을 위한 자금으로 적금 30만원짜리 상품 2개에 가입했다. 적금을 하나로 묶지 않고 쪼개서 가입한 건 '중도 해지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 둘 중 하나만 깨서 활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만기까지 가져가 '약정 이자'를 온전히 챙길 수 있다.

또 노후 준비를 위한 개인형퇴직연금(IRP)에도 10만원을 넣기로 했다. 남은 20만원은 투자 상품인 적립식 펀드에 투자해 '수익성'을 노려보기로 했다.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 납입을 중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테크 초보자인 성훈씨에게 알맞았다.

상담을 마친 후, 성훈씨는 "매달 빚 갚는 날만 다가오면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제는 저축 만기일이 기다려질 것 같다"며 웃었다. 빚투 실패는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성훈씨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을 배웠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만큼 성훈씨의 앞날엔 희망만 가득하길 바란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 더스쿠프 전문기자
nunn2247@naver.com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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