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동업 관계 깨도 '투자금' 돌려받을 수 있나요? [질문+]

조준행 변호사, 강서구 기자 2026. 2. 20. 17:1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일상에 필요한 法테크 | 동업의 위험요인
공동사업 경영하는 동업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냐
이해관계 따라 동업 파기
투자금 모두 돌려받을까
자신의 지분만큼만 반환

예비 창업자들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금과 운영 부담을 덜기 위해 종종 선택하는 동업.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지만 동업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각자의 마음이 맞지 않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는 숱하다. 문제는 돈이다. 그렇다면 동업관계를 청산할 때 투자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까.

동업 관계가 깨지는 건 욕망 때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업은 2명 이상이 금전이나 그밖의 재산 또는 노무 등을 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하는 것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필요한 자금이나 경험이 부족할 때 동업을 고려한다. 투자 목적으로 동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고, 수익을 나눠 받는 것이다. 사업이 잘만 되면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 동업이다. 문제는 동업이 항상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A씨는 치과의사다. 몇년 전 지하철역 부근에 치과를 개업했다. 고객이 점차 늘면서 치과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손님으로 치과를 찾아왔던 B씨와 친해졌다.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B씨를 형님으로 모시며 지냈다. 하루는 B씨가 A씨에게 고깃집을 함께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A씨가 돈을 투자하면 자신이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고, 운영 또한 본인이 할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A씨는 4억원을 투자했다. B씨는 2억원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다. 그런데 장사를 시작한 이후 B씨의 태도가 바뀌었다. 예전의 친절도 싹 사라졌다. 수익이 없다면서 몇달째 수익금을 배분하지도 않았다. A씨는 "정말 장사가 안 되는 것인지 CCTV라도 설치하고 싶다"면서 필자를 찾아왔다.

가능할까. 다른 사례를 참고해 보자. 여기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 중인 두 남자가 있다. 한달씩 교대로 근무하는 대신 수입은 똑같이 나누는 조건이다. 그런데 동업자 중 한 사람이 식당 내부의 CCTV를 이용해 다른 동업자의 근무행태를 지적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날짜별로 동업자의 출퇴근 시간과 근무내용은 물론 누구와 식사했는지 등도 상세히 기록했다.

수차례 근무태도 등을 지적받은 동업자는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CCTV를 통해 동업자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매장 내 CCTV를 정당한 목적이 아닌 사생활 감시의 용도로 이용하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판결의 요지였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장사가 잘되는지 CCTV라도 설치해 확인해 보고 싶은 A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적절한 방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4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해 공동사업 경영을 약정하는 걸 조합계약이라 한다. 언급한 사례의 동업관계는 조합관계라 할 수 있다. 2인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한 사람이 탈퇴하는 경우에 대해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하고 있다.

"조합 자체는 성질상 소멸하더라도 이미 이뤄진 사업은 유지·존속하는 게 국가적·경제적 견지에서나 당사자의 의사에도 합치하므로 해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산도 이뤄지지 않으며, 남은 조합재산은 잔존자의 단독재산으로 귀속해 그 사업을 계속 유지하게 한다."

한 사람이 탈퇴하면 조합재산은 남은 조합원의 단독재산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퇴한 자는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을 평가해 자신의 지분만큼 반환받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조합원을 상대로 자신의 출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청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요컨대, 호프집에 투자한 A씨는 B씨와의 동업관계를 깰 순 있지만 출자금 4억원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동업은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왜일까. 동업을 하는 이유는 통상 돈을 벌기 위해서다. 혼자는 버겁기 때문에 함께한다. 하지만 동업자 각자의 마음에는 이기적인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공존을 위해선 '나눔과 연대'가 필수다. 동업에도 이런 이치는 그대로 적용된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iamg1000@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