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산만해?” ADHD 아이, 꾸중보다 이해가 먼저

김가영 기자 2026. 2.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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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리뷰] 소아 ADHD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상처가 나면 연고를 바르듯, 마음이 아플 때도 치료가 필요합니다. '마음리뷰'는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마음의 주인으로 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ADHD 아동은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규칙 지키는 것을 어려워한다',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는 경우가 많다. [출처: Gettyimagesbank]

"아이가 집중을 잘 못해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 마음은 덜컥 내려앉는다. 혹시 소아 ADHD는 아닐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이면 다 산만하지"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보기도 한다. 그러나 산만함이 또래에 비해 지나치고, 같은 이유로 잔소리하는 날이 반복된다면 점검이 필요하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황현찬 교수는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은 여러 아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들의 피드백을 참고해 아이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의 도움말로 놓치지 말아야 할 소아 ADHD의 신호와 치료 방향을 짚어본다.

호기심 많고 산만한 아이, ADHD일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신경 발달과 관련된 질환이다. 주의 집중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주의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 부위의 구조적·기능적 변화가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이다. 지시를 끝까지 따르지 못하거나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 채 성급하게 행동한다. 손발을 계속 꼼지락거리거나 주변 물건을 만지고, 질문을 끝까지 듣기 전에 먼저 답하는 모습도 보인다. 또한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해야 할 일이나 약속, 준비물을 자주 빠뜨리고 신발주머니나 학습 준비물 등을 반복적으로 잃어버려 부모의 속을 태운다.

다만 산만하다고 해서 모두 ADHD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발달 과정에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고 다소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기준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두드러지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학교나 가정생활에서 반복적인 어려움이 생기는지'다. 특히 학업이 본격화되며 집중과 규칙 준수가 요구되는 초등학교 1~2학년 시기에 이러한 문제가 뚜렷하게 드러난다면 점검이 필요하다.

황 교수는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유난히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모습이 반복된다면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그로 인해 학교나 학원, 가정에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꼭 고려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인식과 칭찬이 변화 이끌어
병원을 찾으면 전문의의 면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진단이 내려진다. 먼저 진료실에서 아이 면담과 행동 관찰을 진행하고, 부모 면담을 통해 주요 증상과 발달력을 살핀다. ADHD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종합심리검사를 통해 아이의 인지기능, 주의집중력, 사회성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투사검사, 다면적 인성검사, 기질 및 성격검사 등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정서적 어려움, 기질 및 성격 특성, 다른 정신과적 질환 유무 등도 함께 살펴본다. 황 교수는 "이후 결과들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내리고, ADHD로 판단되면 약물치료와 부모 교육을 기본으로 진행한다"며 "공존 질환이 있으면 그에 대한 치료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시작하면 집중력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학업 역시 마찬가지다. ADHD는 '공부를 못 하게 하는 병'은 아니다. 다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제 시작과 지속이 어려워 학업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치료를 통해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면 교실에서의 태도와 수행 능력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

자아존중감 회복을 위해서도 치료는 중요하다. ADHD 아동은 과제 수행의 어려움으로 실패 경험이 반복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황 교수는 "치료 후 변화된 모습에 대해 주변에서 칭찬받는 경험은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료와 함께 부모의 태도 개선도 중요하다. ADHD 성향을 가진 아이를 '말을 안 듣는 아이',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로 규정하면 잔소리가 늘고 다툼이 잦아진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ADHD를 '도움이 필요한 증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황 교수는 "자녀와의 대화가 지시, 명령, 통제 위주이거나 서로 간의 언쟁으로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지속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불필요한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훈육 전에 환경을 차분히 만든 후 아이가 확실히 부모에게 집중하는지 확인하고, 이후 단호하게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아청소년정신과가 개발한 'ADHD 자녀 이해하기' 워크북에는 효과적인 지시의 3단계가 제시돼 있다. 첫 단계는 '지시 준비'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 방해 요소를 줄이고 아이와 눈을 맞춰 집중시킨다. 두 번째는 '지시하기' 단계다. 한 번에 한 가지씩, 구체적인 긍정문으로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이가 지시 내용을 따라 말해보게 하면 더 효과적이다. 마지막은 '지시 점검' 단계다. 과제를 완수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피드백을 준다.

칭찬도 가까이 하면 좋다. ADHD 아동은 과제 시작과 지속의 어려움으로 실패 경험이 누적되기 쉽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는 '용기를 주는 칭찬'이 필요하다. 올바른 지시와 ADHD에 대한 이해, 그리고 노력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집중력과 자기효능감을 키운다.

중앙대병원 황현찬 교수의 조언
황현찬 교수.

ADHD는 집중을 잘 못하고, 충동조절을 잘 못하는 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학교생활에서의 적응이 힘들어지거나 또래관계가 악화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행과 같은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약물치료 만으로 모든 것이 다 좋아질 수는 없지만, 전문가와 함께한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더 아이와 부모님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녀의 문제로 고민이 되신다면 병원에 오셔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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