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램’ 표적… 수원 PC방서 50개 훔쳐 중고거래 적발

유혜연 2026. 2.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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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모리 가격 폭등에 절도범죄 기승]

영업용 매입땐 ‘과실취득’ 입건 가능성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중고 컴퓨터 부품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장에 SK하이닉스 메모리를 장착한 램이 전시돼 있는 모습. 2026.1.8 /연합뉴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중고 컴퓨터 부품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집에 방치된 데스크톱을 분해해 램(RAM)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느는 등 거래가 활기를 띠는 동시에 가격 상승을 틈탄 절도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전자부품 유통에도 주의의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고양시에서 중고 컴퓨터 부품 매입업을 하는 A업체에 시세를 문의한 결과 “삼성 DDR4 32GB면 요즘 2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작년 가을만 해도 7만~8만원대였는데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라며 “안 쓰던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와 부품만 빼 팔겠다는 손님도 많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가 있다. 서버용 고사양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DDR5 중심으로 생산이 이동했고, 일반 PC용 DDR4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당 PC 수요가 겹치며 단기간에 가격이 뛰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방치돼 있던 가정용 PC도 곧바로 현금화 대상이 되면서 당근마켓 등 개인 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형 램 매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 폭증하면서 장물이 흘러들어올 가능성 역시 커졌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수원 영통구의 한 PC방에서 램 50개를 빼돌려 중고거래 앱에 판매한 2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컴퓨터 본체를 열고 장착된 램 2개 중 1개를 빼내는 수법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현장 인식은 느슨하다. A업체 관계자는 “훔친 사람이 문제이지 만에 하나 장물이더라도 손님은 피해가 없다”고 했고, 수원의 또 다른 매입업체 관계자도 “시리얼 스티커가 제거된 칩을 대량으로 들고 오는 사람은 없다.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전했다.

형법상 장물취득죄는 범죄로 얻은 물건임을 알면서도 받아야 성립하는데, 개인 간 일회성 거래는 고의 입증이 쉽지 않다. 수원 영통 사건에서도 구매자는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영업 목적의 매입업자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난달 부천 금은방 강도살인 사건에서 범인이 탈취한 금을 매입한 다른 금은방 업주들이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입건됐다. 시가 1억900만원 상당임에도 확인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신민영 형법전문 변호사는 “영업자는 일반 소비자보다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며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이나 대량 거래 등 의심 사정이 있음에도 확인 없이 매입했다면 금은방 사례처럼 미필적 고의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의심이 드는 경우 거래를 멈추고 출처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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