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종호, ‘도이치 2차 주포’에게도 “건희랑 수시 통화”…법원 “친분 있어 보여”

김가윤 기자 2026. 2. 19. 18: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계좌를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차 주포’ 김아무개씨에게도 “건희하고도 수시로 통화하고 있으니 걱정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을 맡았던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이 전 대표는) 김건희와 상당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9일 한겨레가 확보한 이 전 대표의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지난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재판에 선처를 받게 해주겠다면서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며 이렇게 판단했다.

김씨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 당시 “이 전 대표는 평소에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 대해 다 조치된 것이니 김씨도 크게 걱정할 것 없고 나중에 대포나 한 잔 같이 하자고 전해달라고 했다’, ‘건희하고도 수시로 통화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내가 김진욱 공수처장과 친하기 때문에 공무원과 관련된 일들은 얘를 통해서 내가 다 봐줄 수 있다’와 같은 말을 하는 등 윤석열, 김건희, 김진욱 등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김씨 뿐만 아니라 ‘1차 주포’인 이아무개씨에게도 같은 말을 했을 거라 봤다. 앞서 이씨는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등 관련 재판 결과에 대해 걱정하는 이씨에게 “걱정하지 마라. 김건희나 브이아이피(VIP·윤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 “김건희가 계속 사건을 챙겨보고 있다”며 재판 청탁 등 목적의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이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며 “김건희와 친분이 없고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 전 대표의 휴대전화 중 텔레그램 연락처에는 ‘김건희’가 저장돼 있었고,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고발인 조사계획이 언론에 발표된 직후인 2020년 9월23일부터 9월30일까지 이 전 대표와 김건희가 총 41회에 걸쳐 통화 내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와 김 여사와의 친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이 ‘김건희’라는 키워드를 고리로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청탁 대상이 됐던 재판은 김 여사가 이 형사사건의 공범인지 여부가 문제 되는 제1호(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점 △이 전 대표가 “김건희가 알아서 잘할 거니까 재판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했던 부분이 ‘김건희가 제1호 의혹 사건과 연루돼 위 재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에 김건희가 위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합리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쪽은 재판부마다 특검 수사 대상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며 “기준이 고무줄”이라고 반발하며 항소했다. 특검팀 사건 중 ‘김건희 집사’로 불렸던 김예성씨 혐의 중 일부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한학자 총재 관련 사건 증거인멸 혐의,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특혜와 관련한 김아무개 서기관 뇌물 혐의 사건은 앞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진 바 있어 항소심에서도 이같은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재판부에서 공소사실이 특검의 수사대상에 해당함을 인정하고 대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지만, 일부 금품 공여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점과 범행을 부인하는 데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점에 대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