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열차에서 울 뻔했다”… 아기 엄마에게 창가석 양보한 중년 부부

최혜승 기자 2026. 2. 19. 09: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귀경길 열차에서 입석으로 가던 아이 엄마가 한 중년 부부에게 자리를 양보받은 사연이 온라인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17일 오후 경북 영주에서 청량리로 향하는 열차에서 이 같은 일을 겪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날 명절이라 입석표밖에 구하지 못한 채 아이와 함께 열차에 올랐다고 한다. 당시 입석 칸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계속 울어 결국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서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한 중년 남성이 A씨에게 다가와 “어디까지 가세요? 빈자리 있는데 오세요”라며 말을 건넸다고 한다. A씨는 단순히 빈 좌석을 안내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따라갔더니, 그곳에는 선한 인상의 중년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중년 부부가 자신들이 예매한 좌석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아이와 엄마에게 양보한 것이었다.

A씨는 “순간 너무 당황했고 감사해서 울컥했다”며 “창가 자리를 권해 주셨는데 정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배려였다. 마치 몰래카메라를 당하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명절에 어렵게 구한 좌석일 텐데, 타인에게 선뜻 양보해 준 그 마음이 정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세상에 이런 배려가 가능한가 싶었다”고 했다.

당시 목적지까지 도착하려면 1시간 30분 이상 걸려 A씨는 그 자리에 앉아도 되는지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부부는 아이와 엄마를 창가 자리에 앉히고 자신들은 의자 하나에 불편하게 앉으면서 “이런 기회에 더 가까이 앉는 거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A씨는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연락처를 물었지만 부부는 “아기를 잘 키우라”는 말만 남긴 채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

A씨는 “단순한 좌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선물받은 느낌이었다”며 “나 역시 타인에게 같은 배려를 할 수 있을지 여러 번 되돌아보게 됐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마음이 숙연해졌다”고 했다. A씨는 부부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도 함께 남겼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부는 서로 닮는다더니 정말 멋지게 나이 든 모습” “선한 마음에 감동받고 간다” “나중에 다른 아기 엄마 보면 도와주면 될 듯” “마음은 누구라도 있겠지만 행동은 아무나 못 하는 일이다. 마음의 여유만큼 품위가 가득한 부부인 것 같다. 저런 분들 때문에 살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