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도 배불러서"라는 대구 다선 의원의 궤변

지난 12일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충남 출신 의원들이 여당 주도의 대전·충남 행정통합 법안은 물론 대구·경북 통합 법안도 당 차원에서 반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자, 대구 출신 5선 주호영 의원은 "충청도는 배가 불러서 터질지 몰라도 대구·경북은 굶어 죽을 판"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에 덧붙여 "죽이라도 먹어야지 찰밥을 안 준다고 내팽개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발언도 했다. 국힘 의총이 끝난 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광주·전남 통합 법안을 포함한 3개 법안 모두가 심야에 의결됐다. 공연히 서로 핏대만 올린 국힘인 것이다.
행정통합을 놓고 주장과 의견이 갈릴 수는 있다. 그 연장선에서 주 의원이 대구·경북 통합 찬성 쪽에 선 것 또한 그의 자유의지에 의한 판단으로 보면 그만이다. 그런 것을 십분 감안해도 대전·충남 통합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충남 지역구 의원들 발언과 관련, "충청도는 배가 불러서 터질지..."라는 표현을 구사한 것은 거북하기 이를 데 없는 궤변이다. 지역 의원들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완곡한 화법으로 대구·경북의 경우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과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면 될 일인데 '배부른 충청도'라고 냉소하듯 반응했다. 표현 수준과 품위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지난 15일 "기회주의자이고 보신주의자들"이라며 질타했다. 지역별로 선별적으로 분리 대응하는 게 맞다는 얘기만 했어도 충분했는데 굳이 매를 번 것이다.
3개 지역 통합법안은 이날 국회 행안위 법안 심사 소위를 거쳐 전체회의 관문을 넘었다. 단 하루 만에 행정구역이 다른 시·도 두 광역단체의 폐치 또는 분합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일사천리로 처리된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야당내 자중지란 상황을 보고 별 저항 없을 것으로 판단한 여당 입장에서 망설일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여당도 3개 법안을 일괄 처리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부담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도 주 의원의 일련의 발언은 물론, 대구 정치권이 찬성 의지를 보이는 틈새를 파고들며 여당은 대전시와 충남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였다고 들린다. 여당에 치이고 대구에 치이는 대전·충남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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