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바닥 친 날, 배현진 '징계' 한 장동혁... 한동훈 "공당으로서 자해 행위"
사실상 별건, 미성년자 사진 공개로 중징계
배현진 "장동혁 지도부 비겁하고 교활"
친한계·소장파 "지방선거 포기 선언" 성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처분을 했다. 6·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최대 격전지인 서울 선거를 책임질 서울시당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만든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이어 자신과 각을 세웠던 의원들을 징계로 솎아내 당권을 강화하는 한편, 서울 지역 후보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전 대표는 "정권 폭주를 견제해야 할 중대한 선거를 노골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공당으로서 자해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윤리위 “당 명예 실추”…배현진 “장동혁 지도부, 비겁하고 교활"
윤리위는 13일 배 의원과 관련해 제소된 4건의 안건을 심의해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일반 국민의 윤리감정과 정서에 반한다"며 당원권 정지 1년을 결정했다.
윤리위는 특히 배 의원이 인터넷상에서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면서 자녀로 추정되는 미성년자 사진을 공개한 것을 핵심 징계 사유로 꼽았다. 배 의원은 최근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둘러싸고 일반인과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반인의 자녀로 추정되는 미성년자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게시해 논란이 됐다.
윤리위는 이를 ‘디지털 아동 학대’이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윤리위는 당초 문제가 됐던 '한 전 대표 제명에 반대하는 21명 당협위원장 성명서를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발표했다'는 제소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사실상 별건으로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 앞서 장 대표는 윤리위 발표 직전 SBS 방송에 출연해 "통합도 중요하지만 당의 기강은 필요하다"며 배 의원 징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동훈 "공천 권한 강탈하려는 '윤 어게인' 당권파의 사리사욕"
배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지도부는 윤리위 뒤에 숨어 서울의 공천권을 강탈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선택을 했다"며 "당원권 정지 1년의 무리한 칼날을 휘두른 장 대표와 지도부에 경고한다. 그 칼날이 머지않아 본인들을 겨누게 될 것이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서울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엔 한 전 대표도 직접 참석해 배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 "공천권한을 강탈하려는 윤어게인 당권파들의 사리사욕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을 공산당식 숙청정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적었다.
제명과 달리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는 곧바로 효력이 발휘된다.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당위원장직도 자동 박탈된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궐위가 인정돼 해당 직무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당은 중앙당 관리·통제를 받게 된다.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 직무 역시 정지되고 의원총회 참석도 제한된다. 다만 배 의원이 재심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경우엔 그 결과가 나와야 징계가 확정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공천 경쟁에도 파장 불가피
당내에선 이번 징계가 장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을 본격적으로 솎아내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본다. 지선 공천과 관련해 중앙당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다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당이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단체장의 공천을 중앙당이 주도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과 맞물려서다.
서울시장 후보 공천 구도에도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유력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당장 껄끄러운 관계인 오 시장을 대신할 '새 인물'로 나경원·신동욱 의원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당권파와 비당권파 갈등은 한층 더 첨예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비당권파의 구심력이 한층 커질 수 있어서다. 친한동훈계는 물론 당내 혁신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강력 반발하는 등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징계 정치'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2명은 "정해진 규칙에 복종하는 훈련소에서 훈련소장의 말을 따르지 않는 교육생만 골라 징계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진행되는 모든 징계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친한계 안상훈 의원도 "정치보복이자 당내 비판세력을 제거하고 공천권을 강탈하려는 막장 드라마"라며 "'지방선거 포기 선언'이자 '닥치고 당권 수호'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박정훈 의원은 "서울시당 공천권을 빼앗기 위한 찬탈 행위"라며 "장 대표는 더 이상 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어준 흔들리나, '뉴스공장' 구독자 2만명 감소..."필요 이상의 권력 행사해"-사회ㅣ한국일보
- '최가온 금메달' 순간 놓친 JTBC… "시청자 선택권 고려한 결정"-문화ㅣ한국일보
- 롯데 선수 4명, 대만 스프링 캠프 중 불법 게임장 방문... "귀국 조치"-스포츠ㅣ한국일보
- 배우 최정윤, 재혼 깜짝 발표 "상대는 5세 연하"-문화ㅣ한국일보
- 한동훈, 배현진 중징계에 "윤 어게인 당권파의 공산당식 숙청 행진"-정치ㅣ한국일보
- '징역 7년' 이상민 선고 직후 "아빠 사랑해" 울려 퍼진 법정-사회ㅣ한국일보
- 중국인 관광객 2명, '경복궁 경비원' 폭행하고 출국… 처벌은?-사회ㅣ한국일보
- '한학자 원정 도박' 최상급 경찰 첩보 보고서 봤더니..."로펌 고용해 경찰, 검찰 수사 무력화"-사
- 강북구 모텔에서 20대 남성 잇따라 사망… 함께 있던 여성 구속영장 신청-사회ㅣ한국일보
- 노희영 "결혼도, 이혼도 후회 없어"... 은퇴 발표 이유까지 입 열었다-문화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