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감성만큼 탄탄한 내실, 푸조 '올 뉴 5008'
구조적 한계 넘은 승차감…푸조 고유 기술력으로 완성도↑

|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프렌치 감성으로 똘똘 뭉친 외모만큼 내실도 탄탄하다. 푸조가 새롭게 빚은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화려한 안팎 디자인은 물론 유연한 골격을 밑바탕 삼아 기본에 충실한 7인승 패밀리카로 거듭났다.
스마트 하이브리드.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푸조의 실적 반등 카드로 제시한 파워트레인이자 라인업이다. 푸조는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이자 올해 첫 신차인 5008을 필두로 308·408·3008 등 스마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번 5008의 출시를 계기로 작년까지 일부 모델에만 적용했던 위탁판매 방식을 전 라인업으로 확장해 가격·구매 경험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구상이다.
올 뉴 5008은 향후 푸조의 성패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모델로 꼽힌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가 "가족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기능성을 고루 갖춘 종합점수가 높은 차"로 소개한 만큼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서 상품성은 어떨까. 지난 2일 김포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에서 이 차의 안팎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이번 5008은 3세대 신형이다. 지난 2016년 등장한 2세대 이후 약 10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치렀다. 뼈대는 작년에 선보인 3008과 같은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스텔라(STLA) 미디엄'을 밑바탕 삼았다. 이는 차체의 길이와 휠베이스를 각각 최대 4.99m, 2.9m까지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고 스마트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 적용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호환성을 자랑한다.


겉모습은 나무랄 데가 없다. 이 차는 기획부터 설계, 생산까지 프랑스에서 이뤄진 만큼 외모부터 세련된 프렌치 감성이 충만하다.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 변화는 전면. 가령 한층 얇아진 헤드 램프는 맹수의 눈처럼 매섭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개의 LED 주간주행등(DRL)과 그물망 패턴의 그릴은 궁합이 좋다. 정중앙에 위치한 역삼각형 모양의 푸조 특유의 엠블럼은 존재감을 더한다. 한때 푸조가 즐겨 쓰던 크롬과 같은 자잘한 장식 없이도 개성 넘치는 외모가 매력 포인트다.


내부도 전반적으로 많은 업데이트를 치렀다. 참고로 신형 5008은 알뤼르, GT 두 가지가 마련됐는데 두 트림의 실내가 꽤 큰 차이를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GT는 마치 콘셉트카의 실내를 보는 듯한 미래적인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차체가 커진 덕분에 실내 공간감도 꽤 넉넉하다. 신형 5008은 패밀리 SUV를 표방하는 만큼 7인승 단일 구성으로 2열에 세 명, 3열에 두 명이 앉는다. 2·3열 시트 모두 독립식으로 마련돼 7명 모두가 탈 수 있는 패밀리카로 낙점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3열은 성인 남성을 태우긴 조금 미안할 수 있다. 평균 키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 2열 시트를 앞쪽으로 당겨 앉는 배려가 있어야 거주 가능한 무릎 공간이 마련된다. 그럼에도 중형 사이즈에 준대형 못지않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은 분명 큰 메리트다.
커진 적재 공간도 큰 장점 중 하나다. 기본 적재 공간은 348ℓ. 3열 시트만 접어도 916ℓ, 2열 시트까지 모두 폴딩 하면 무려 2232ℓ까지 확보된다. 이는 쏘렌토의 2열 폴딩 기준 적재 공간(2138ℓ)보다 넓고 동급 수입 SUV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시트가 독립식이기 때문에 하나씩 나눠 폴딩할 수 있고 180º까지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쓰임새가 좋다.
◆ 도심 효율에 맞춘 파워트레인…셋업으로 만든 완성도


이 시스템의 핵심은 효율의 극대화다. 시동·출발 시 전기 모터 구동과 회생 제동을 통해 에너지 회수를 적극 수행한다. 특히 저속 주행에서 전기 모터의 활용이 돋보인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전기 주행 모드(e-크리핑, e-론치, e-큐잉, e-파킹 등)가 스스로 작동되는데 정체 구간에서의 출발이나 시동·주차 시 마치 전기차처럼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인다. 도심에서는 전체 주행 시간의 50%를 전기의 힘으로만 운행할 수 있어 기존 MHEV를 넘어서는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푸조 측의 설명이다.


대신 가속 성능은 느긋한 편이다. 저속에서의 발진 가속과 밀어붙이는 토크(힘)는 충분하지만 고속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속도를 올릴수록 출력에 대한 갈증을 다소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3가지. 간혹 고속도로에서 차량 추월을 위해 스포츠로 변경해야 할 때도 있다. 에코는 효율에 초점을 맞춘 파워트레인이 출력과 힘을 제한하기 때문에 고속 환경에선 어울리진 않다. 일상에서 효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운전 스타일이라면 힘과 효율의 밸런스를 갖춘 노멀 모드를 추천하고 싶다.


놀라운 것은 이를 값비싼 서스펜션을 탑재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고가 하체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쉽지만 이는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비교적 저가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기술력을 통해 차량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상품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푸조는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 승차감 개선의 해법으로 하드웨어의 교체가 아닌 고유의 세팅 기술로 풀어낸 것이다.
이는 실제 판매 가격으로도 직결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신형 5008의 국내 판매 가격을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최저가 수준으로 제시했다. 트림별로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시 알뤼르 4814만원, GT는 5499만9000원으로 프랑스·영국·독일 등 주요 유럽 시장보다 최대 3000만원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