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부터 유니드까지… 에이팩트, 세번 손바뀜 끝에 3000억 매물로

신준혁 기자 2026. 2. 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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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사진 = 신준혁 기자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역량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 후공정(OSAT) 기업 에이팩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이팩트는 지난달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배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각은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로라파트너스가 에이팩트를 인수하기 위해 조성했던 펀드의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수요조사(태핑)를 이어온 오로라파트너스는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팩트는 2007년 SK하이닉스 협력사인 동진세미켐,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 에스티아이 등 32곳이 뜻을 모아 공동 출자한 '하이셈'에서 출발했다. 하이닉스의 테스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상생 모델로 주목 받았지만 대주주의 부재로 장비 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의사결정 속도가 늦다는 지적을 받았다.

첫 번째 지배구조 변화는 2015년 일어났다. '팬택 신화'의 주인공인 박병엽 회장이 지배했던 팬아시아세미컨덕트서비스가 150억원을 투입해 지분 25.4%를 확보했다.

허호영 전 팬택 부사장 등 이른바 '팬택 사단'이 경영 전면에 나서 사명을 에이팩트로 변경하고 사업 확장을 꾀했다. 다만 OSAT 산업 특성상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CAPEX)가 필요한 상황에서 개인 대주주의 자금 동원력 한계로 성장이 정체됐다.

2021년 말 두 번째 최대주주가 나타났다. 범 OCI그룹인 유니드 산하 오로라파트너스는 오로라 제1호와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조성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인 '뮤츄얼그로우쓰'를 통해 팬아시아세미컨덕트서비스의 지분 전량을 38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와 자금 수혈을 거쳐 현재 오로라파트너스 측의 지분율은 55.33%까지 늘었다.

오로라파트너스 체제에서 에이팩트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022년 에이티세미콘의 진천공장 패키징(PKG) 사업 부문을 720억원에 인수한 후 테스트에 편중됐던 매출 구조를 패키징 영역까지 확장했다. 메모리에 국한됐던 포트폴리오를 시스템 반도체와 차량용 분야로 넓힌 점이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에이팩트의 매각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오로라파트너스 인수 이후 단행한 대규모 시설 투자와 유형자산 가치를 꼽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에이팩트의 지난해 실적과 보유 자산 가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몸값 산정에 들어갔다.

우선 대규모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테스트 사업에만 주력하던 2021년 당시 연결 매출 471억원에 머물렀으나 에이티세미콘의 진천공장 패키징 사업 부문을 인수한 이후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784억원으로 늘었다. 패키징 매출 비중도 60%까지 확대됐다.

다만 대규모 시설 투자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지출과 부채비율 상승은 매각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변수다. 2022년과 2023년 사이 에이티세미콘 패키징 사업 인수와 테스트 장비 신규 취득을 위해 차입금과 상각비, 이자비용이 발생한 탓에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인수 후보자 입장에서는 투자 부담 없이 완성형 공장을 품을 수 있어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지분 100% 기준 3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에이팩트가 보유한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의 장부가액만 지난해 9월 말 88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국내 OSAT 시장 내 테스트와 패키징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역량이 부각될 경우 매각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에이팩트는 후공정 밸류체인 내재화를 원하는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우량 매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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