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1114) 전력이부(全力以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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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는 인격, 능력, 자기관리, 대인관계, 업무처리 등에서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南冥學硏究所)는 지난 2001년 남명선생 탄생 50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발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획부실장이 찾아와 "유사 연구소끼리 통폐합을 해야 하니 남명학연구소도 통폐합해야 합니다."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남명학연구소가 통폐합된 게 너무 아쉬워, 그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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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한학연구원장
필자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는 인격, 능력, 자기관리, 대인관계, 업무처리 등에서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南冥學硏究所)는 지난 2001년 남명선생 탄생 50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발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획부실장이 찾아와 “유사 연구소끼리 통폐합을 해야 하니 남명학연구소도 통폐합해야 합니다.”라고 권유했다. 모 교수와의 첫 대면이었다.
필자가 “우리는 학교 지원 1원도 안 받으니 전혀 대상이 아닙니다.”라며 단호히 거절했다.
그런데 계속 찾아오고 전화하면서 설득했다. 마침내 “권 교수에게 내가 탄복했소. 책임감, 추진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 처음 보았소. 존경스럽소. 내가 설득당했소.”라고 말하고 통폐합에 응했다. 그리고 “앞으로 큰일 하겠소.”라고 한마디 보탰다.
그러나 남명학연구소가 통폐합된 게 너무 아쉬워, 그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 뒤 들으니 논문이 몇백 편, 특허가 몇 개, 삼성이나 LG에서 연구소를 차려주고 등등 학내에 그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이후 총장에 당선된 그는 얼마 뒤 뜻밖에 도서관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바빠서 도저히 맡을 형편이 아니라 사양했는데,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나중에 “왜 저에게?”라고 물으니, “책을 제일 잘 알고, 유림들과 관계가 좋으니 고문헌도서관 건립에 가장 적임자라서.”라고 했다.
같이 일을 해보니 탄복할 점이 많았다.
첫째 학문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대단했다. 둘째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판단력이 뛰어났다. 셋째 통솔력과 설득력이 있었다. 넷째 일을 할 줄 알았다. 다섯째 약속을 잘 지켰다. 여섯째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많이 베풀었다. 일곱째 인성과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든 맡은 일에 전력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학생들의 위헌소송으로 국립대학의 기성회비가 없어져 몇백억 원의 예산 결손이 생겼다. 도서관 예산도 전년도의 반으로 줄었다. 찾아가 “도서관 예산을 반토막으로 만들면 연구와 교육이 마비가 됩니다.”라고 하자, 예산을 전용해 전액 보전해 주었다.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학생들에게 늘 인문고전을 많이 읽으라고 권유하고, 인문고전 10권을 읽어야 졸업할 수 있게 졸업인증제를 만들었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언제 어디든지 달려갔다. 출장 갔다가 밤늦게 돌아와서도 집에 가지 않고, 바로 연구실로 가서 연구했다.
2012년 필자의 연학후원회(硏學後援會) 창립총회 때 나타났다. “어찌 이런 데까지?”라고 했더니, “우리 학교 교수님 중에 이런 대단한 분이 계신데, 총장이 안 오면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교수들의 학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평소 그의 자세였다.
*全 : 온전 전. *力 : 힘 력.
*以 : 써 이. *赴 : 다다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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