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연기금 협의체, 금융사 지배구조 바꾼다
[대한경제=김현희 기자]금융당국은 은행 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연기금의 협의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연기금은 국민연금·공무원연금공단·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우정사업본부 등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의결권자문기관의 의결권 반대 권고에도 찬성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일부 금융지주사의 CEO 연임시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가 반대의견을 냈음에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찬성, 찬성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금융권의 CEO 연임에 대한 주주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은행 지주회사 CEO 선임시 주총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CEO 연임 안건에 대해서는 일반 결의사항으로 진행됐다. 일반 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25% 및 출석 주식의 50% 이상만 넘으면 그대로 통과됐다. 이를 '특별결의' 방식으로 추진, 출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관련해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안을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된다. 지난해 연말 발표된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안에는 연기금 협의체를 구성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과 평가를 점검한 결과를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금융지주사 CEO 연임에 대해서도 적절한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운용사 및 연기금 자체적으로도 점검하자는 것이다. 점검 결과는 공시하도록 했다. 국민연금의 직접적인 참여가 아니더라도 이같은 협의체를 통한 연기금들의 의견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주주총회 등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결권자문기관의 권고사항과 반대되는 의결권 행사가 진행된 경우, 충분한 검토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돼서 권고사항과 다른 의견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등을 명시해야 한다. 현재 기관투자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하고 있지만 CEO 선임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음"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있지 않다. 해당 CEO가 성장성, 실적 개선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검토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는 셈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최대주주가 외국계 운용사와 국민연금 등이어서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간접적으로나마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그동안 제시해왔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금융사고 등 리스크 발생시 해당 임원에 대한 성과보수를 환수하는 방안도 지배구조법에 명시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회 문턱도 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지배구조 문제를 거론한 만큼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사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쳤다. 경영진의 단기 실적주의를 지양하기 위해 성과급 제도로 퇴직 이후 연금 형태로 성과급을 지급받는 방안도 검토된다. 성과급을 별도 신탁계좌 형태로 관리하면서 이연기간을 최대한 늘려 지급을 유보하자는 것이다. 현재 금융회사는 성과보수 이연기간이 최소 3년에 불과한데, 퇴직 이후에도 경영 책임을 부담하자는 취지다.
클로백(보수환수 제도)은 성과급 환수 결정이 이사회 결의 사항인 만큼 이사회 독립성 여부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참호 구축이 더 강화될 소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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