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쥔 테슬라 주식가치 뚝···‘스페이스X’가 상쇄
전기차 사업 부진에 창사 이후 첫 실적 감소
스페이스X 합병 루머에 테슬라 사업 시너지 전망
“스페이스X 몸값 올라, 테슬라 주가가치 희석” 우려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테슬라가 작년 저조했던 실적을 발표한 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가 급락했지만 스페이스X 합병 루머에 반등했다. 다만 업계에선 양사 합병의 효과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원화론 이날 환율(1451.80원) 기준 약 38조796억원으로, 전날 39조4178억원(271억4724만달러) 대비 1조3330억원(9억1804만달러, 3.4%)이나 감소했다. 국내 중견기업 1곳의 시가총액과 동등한 규모의 주식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줄어든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같은 날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감소분 5조1000억원(35억1266만달러)의 26.1%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의 감소는 주가 급락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해외 종목별 보관금액을 산출하고 있어서다.

테슬라 주가가 대폭 하락한 배경으로 작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점이 꼽힌다. 테슬라는 전날 장마감 후 개최한 실적 발표회를 통해 작년 매출액 948억2700만달러, 순이익(net income) 37억9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 2.9%, 순이익 46.5%씩 감소했다. 테슬라는 지난 2008년 설립 후 처음 전년 대비 감소한 연간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부진은 본업인 전기차 사업이 위축된 탓이다. 테슬라의 작년 자동차 분야 매출액은 전년(770억7000만달러) 대비 9.8% 감소한 695억2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제도 종료, 내연기관 배출 규제(CAFE) 완화 추진, 중국 전기차 득세 등 변수에 영향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스페이스X 합병 루머에 반등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또 다른 기업과 합병할 수 있단 소식이 전해진 후 반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와 항공 우주 업체 스페이스X가 합병이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합병 방식과 목표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을 검토한단 소식이 전해진 후 업계에선 양사의 사업 시너지를 추측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AI, 로봇, ESS 역량을 스페이스X의 우주 발사체 사업과 결합해 지구 외 행성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팀장은 "테슬라 주가는 실제 스페이스X와 합병을 추진될 경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테슬라 주주들에게 제공될)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상승할 수 있다"며 "테슬라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합병 비율을 최소 1.0배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 테슬라에 우호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가 오는 6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설립 19년차를 맞은 테슬라의 시가총액 1조6000억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투자심리가 추후 성공적으로 상장한 스페이스X에 쏠리면, 양사 병합 후 테슬라에게 독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가 최근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스페이스X 상승세만 더욱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렉 공동창업자는 당일 배런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IPO는 (테슬라 외)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에 대한 공개 시장 접근성을 제공함으로써 테슬라 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이(기업공개) 분야에서 (머스크가 설립한 기업들 중) 유일한 기업으로서 테슬라의 희소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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