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 불확실성, ‘차별금지법’에서 답을 찾자

강혜원 기자 2026. 2. 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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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정치경제부 기자

“차별을 지속하는 사회는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

노벨 경제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게리 베커의 저서 ‘차별의 경제학’을 압축한 표현이다. 그는 차별의 문제를 윤리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손실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차별이 기업과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노동시장에서 ‘차별적 선호(Taste for Discrimination)’가 작동하면 동일한 생산성을 지닌 노동자 사이에 임금 격차와 고용 배제가 발생하고, 이는 인재 배치의 비효율로 이어져 기업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차별과 혐오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해외 연구와 경제학자들의 분석은 수십 년간 제시돼 왔다. 이 때문에 영국·미국·호주·독일 등 많은 선진국들은 고용과 서비스 전반의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의 원칙을 법제화했다.

한국은 어떤가. 최근 진보당 손솔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지만 통과는 불투명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제안된 후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에 참석해 “진정한 평등은 표현·신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은 사적 신념이 아닌, 고용·교육·서비스 등 특정 영역에서의 차별을 제재하는 법이다. 제1야당 의원들이 “동성애 반대 설교를 하면 목사가 감옥 간다”는 수준의 주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렸지만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내가 옳다”는 공방도 반복된다. ‘경제 성장’의 구호가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면, 거시경제의 주춧돌은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적 토대 위에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강혜원 기자 hyewon041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