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와 설탕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품목의 가격을 수년간 담합해 물가 상승을 초래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밀가루·설탕·전기 관련 담합 사건을 집중 수사해 모두 52명을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담합 행위가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서민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제분사 6곳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밀가루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해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등 주요 제분사 대표이사를 포함해 20명이 불구속기소 됐다. 이 기간 담합 규모는 5조9913억원에 달하며, 밀가루 가격은 최대 42.4%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두 달 연속 오른 설탕 가격. 연합뉴스
설탕 시장에서도 담합이 적발됐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당사들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설탕 가격 인상 폭과 시기를 조율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3조2715억원으로, 설탕 가격은 담합 이전 대비 최대 66.7%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대표급 임원 2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련 임직원과 법인도 함께 기소했다.
한국전력 발주 입찰에서도 담합이 확인됐다. 효성·현대·LS 등 10개 업체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에서 낙찰자와 가격을 사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6776억원, 부당이득은 최소 1600억원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밀가루와 설탕은 빵·라면 등 식생활의 핵심 원재료로, 가격 담합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며 "과징금 중심의 행정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