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민주당 지지”… 국힘 지지층 ‘3단 분열’

김정환 기자 2026. 2. 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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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韓 갈등에 중도 성향 보수층 대거 이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장동혁 지도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최 측은 1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뉴스1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의 ‘한동훈 제명 사태’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 분열이 심화·고착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몇 달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를 놓고 기존 보수 지지층이 분화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층이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한동훈 제명’을 계기로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자와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요구하는 중도 성향 지지자들의 대립이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야권에서는 “이런 식으로 보수층 내부의 분열이 지속되면 6·3 지방선거는 해보나마나”라는 말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연다. 1일 오전 10시부터 토크 콘서트 표 1만1000장 구매가 시작됐고, 67분 만에 매진됐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동훈 제명 철회’와 ‘장동혁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도 했다. 경찰은 비공식으로 5000~1만명 정도 모인 것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집회에 불참했지만,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를 행진하는 지지자들 영상을 올렸다.

장동혁 대표는 오는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지방선거 모드에 돌입할 계획이다. 호남·노동·청년 등 국민의힘이 취약한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외연 확장을 하면서 강령에 산업화와 반공산주의 등 보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장 대표 곁엔 윤 전 대통령에 우호적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이 포진해 있다. 장 대표를 지원해 온 고성국씨는 지난 2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당사에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내걸라”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방은 한 전 대표 제명 등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올라와도 별다른 논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오는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선고를 기점으로 다시 당내와 지지층 분열이 재점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한계 모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중형이 선고될 경우 강성 보수층은 반발하고, 중도·개혁 보수층은 ‘윤석열 절연’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더 분열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제명 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다른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동요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보수 분열’의 빈틈을 계속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 출신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한나라당 의원 출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을 영입했다. 실패했지만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으로 코스피 지수가 5000 포인트를 돌파해 ‘스윙 보터’ 성향의 개미 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부동산 정책이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지난 대선처럼 반(反)이재명 심리에만 기대는 전략만으로는 지방선거가 어렵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23%는 민주당, 57%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진보층의 70%가 민주당, 5%는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갤럽의 작년 12월 월간 통합 자료에서도 강성 보수층의 14%, 중도 보수층의 2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강성 진보(5%), 중도 진보(13%)의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높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다만, 지난 22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블 스코어로 벌어진 정당 지지율(민주당 40%, 국민의힘 20%)과 달리, 지방선거 투표 성향(여당 지지 47%, 야당 지지 40%)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민주당을 찍진 않더라도 ‘장동혁 체제’의 국민의힘에 실망한 중도 보수층이 투표장에 안 나오는 상황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럴 경우 국민의힘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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