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까지 너도나도 행정통합... "묻지마식 특례는 손질해야"
TK 뒤처질라, 국민의힘도 행정통합 가세
특례 수백개... 예타 면제 등 초법·초헌법 조항도

여야가 30일 행정통합 특별법을 앞다퉈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남·대전,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각각 발의했고, 국민의힘도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발의하며 행정통합 속도전에 가세했다. 이들 법안이 2월 국회에서 처리되면 충남·대전, 전남·광주, 경북·대구는 6·3 지방선거에서 각각 통합특별시장과 통합특별시교육감을 1명씩만 선출하게 된다. 지선 판세를 뒤흔들 변수인 셈이다. 다만 여야가 특별법에 통합특별시에 부여하는 수백 개 특례 조항을 경쟁적으로 담으면서 '초헌법·초법적 특례' 부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과도한 특례를 걷어내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타 최대한 단축... 시장은 면제도 신청 가능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충남대전특별법에는 양도소득세 특별시 교부 특례, 보통교부세 산정 특례, 통합특별교육교부금 지원 특례 등이 포함됐다. 첨단산업 육성과 국가산업단지 개발, 광역교통시설 건설 등 사업에서 기획예산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단축 처리토록 한 데 더해 예타 면제 신청권도 부여키로 했다. 우주·인공지능(AI), 드론,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가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남광주특별법은 보통교부세 산정 특례와 지방채 등 발행 특례, 균형 발전기금 설치·운영 조항이 담겼다. 해상풍력 부두, 전용 항만 부두 건설 등의 사업은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민의힘도 경북도당 위원장 구자근 의원이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도청 신도시의 행정복합 발전 추진, 시·군·구 권한 이양에 대한 특별시의 책임, 고도의 자치권 확보를 위한 307개 특례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행정통합법 발의에 나선 건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통합 드라이브를 걸며 "과감한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텃밭'인 대구·경북이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비판 여전한 국민의힘 "민주당 행정통합은 졸속"
여야가 경쟁적으로 행정통합 속도전에 나섰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발의된 특별법에 담긴 일부 특례의 경우 통합을 명분 삼아 지역 현안 및 규제완화 요구까지 무차별적으로 반영돼 있어서다.
특히 예타 면제 특례의 경우 최소한의 검증도 없는 부실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상당하다. 행정통합으로 재정규모가 커지는 만큼, 오히려 지방정부의 검증·감시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일부 지역의 경우 특정 정당이 사실상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견제 없는 행정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통합시는 물론 중앙정부의 재정까지 부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기본권 예외 특례, 환경영향평가 특례, 그린벨트 해제 특례 등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헌법상 기본권을 우회하는 특례법이 만들어질 경우 국민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여당인 민주당도 "조정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국회에서 충분히 심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천 원내수석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 과정에서 정부 측과 협의하면서 세부 내용을 보완하고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오늘 발의한 법안들은 지방자치가 아니라 영원히 중앙정부에 예속된 채로 '무늬만 지방분권 시대'를 지속하면서 행정통합을 선거에 이용만 하겠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 주도 행정통합이 '졸속'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을 계획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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