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한 국민의힘, 조선일보 "자폭해 지방 정부 민주당에 바치려해"
중앙일보 "외연 확장은커녕 분열의 길" 동아일보 "공멸 아니면 자멸의 길"
한겨레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에 목줄 잡혀 당내 민주주의 질식시켜"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29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한동훈 전 대표를 최종 제명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국민의힘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30일 주요 신문에선 분열의 길을 택한 국민의힘을 향한 강한 비판이 나왔다.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가 '윤 어게인' 세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계파 이익을 위한 싸움에만 매몰돼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고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결정한 한 전 대표 제명안을 의결했다. 이날 결정은 장동혁 대표가 8일간의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제명은 당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로 당적이 박탈되며 5년간 복당할 수 없다. 한 전 대표는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약 2년 만에 당적이 박탈됐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 가족 명의 아이디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난하는 글 1428건이 작성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달 13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장 대표 체제 아래 이른바 '친한계 찍어내기'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더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동진 의원 등 친한계 의원 16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 등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 <한동훈 끝내 제명…'분열' 택한 국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찬반 논란이 격화하며 국민의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중앙일보도 1면 기사 <선거 넉달 앞, 국힘 결국 두 동강>에서 “지방선거를 124일 앞두고 윤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두고 대립했던 주류와 비주류가 다시 정면 충돌하는 형국”이라며 “지방선거 이후까지 내다본 당내 주도권 다툼이 결부되면서 양측의 싸움이 격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 머리기사 <지선앞 '자폭 제명'…한동훈 끝내 쳐냈다>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끝없는 내홍을 겪어온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이른바 '장한 갈등'이 파국을 맞으면서 더 큰 분열의 수렁에 빠져들게 됐다”고 했다. 3면 기사 <장동혁, 강성 지지층 결집 선택…오세훈도 나서 “張 물러나라”>에서도 “이번 제명으로 국민의힘은 지선을 앞두고 중도외연 확장을 위한 보수야권 연대로 나아가기 어렵게 됐다”며 “윤 전 대통령 절연을 가장 앞선에 내세우는 친한계 및 소장그룹과 당 지도부의 갈등이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동훈, 장동혁 향후 행보는?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며 “저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향후 행보에 대해선 법적 대응,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신당 창당 등의 관측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법적 대응·지선 출마·신당 창당…'야인' 한동훈 앞엔 가시밭길>에서 한 전 대표가 정치적 활로를 찾기 어려운 중대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한 전 대표의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경향신문은 “제명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징계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은 승소 시 당에 즉각 복귀할 수 있으나 패소 시 부담이 크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며 “당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향후 복당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라고 분석했다.

한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이 역시 변수와 리스크가 적지 않다며 “낙선 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체급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만약 보수 표심이 국민의힘 후보와 한 전 대표로 분산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진영 내 배신자 프레임이 강해질 위험도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한 전 대표는 지방선거 출마보다 보궐선거 출마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 전 대표가 최근 행정가보다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해온데다, 2024년 총선 때 경기 화성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처럼 높은 인지도 등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경향신문은 “친한계 의원 상당수가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인 만큼 가능성이 작다”고 관측했다. 동아일보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을 준비하기에는 시일이 빠듯한 데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많은 친한계가 의원직 상실까지 감수한 채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한 전 대표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장 대표의 차기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張, 복귀 첫 회의서 한동훈 축출…당안팎 “외연 확장 막은 격”>에서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제명으로 강성 지지층 결집이라는 목표를 이뤘다고 보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을 포함한 범보수 선거 연대를 모색할 전망”이라며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 등 주요 지방선거 주자들이 반발하고 당의 보수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보여 이런 전략에 성공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5면 기사 <장 '뺄셈정치'에 두쪽 난 국힘…“지도부 사퇴를” “경거망동 말라”>에서 “'눈엣가시' 같았던 한 전 대표를 축출했지만 장 대표의 리더십도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며 “무엇보다 강성 당원들에게 휘둘려 당을 '윤 어게인' 색채가 짙은 극단주의 정당으로 퇴행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국민의힘, 자폭해 지방 정부 민주당에 바치려해”
30일 주요 신문 사설에선 분열을 택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대다수였다. 조선일보는 사설 <계엄 자폭으로 정권 상납하더니 이번엔 黨도 자폭하나>에서 “이번 사태에서 게시판 문제는 명분일 뿐, 진짜 목적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정적을 제거하려는 것”이라며 “국힘은 이번 지방선거까지 패한다면 대통령과 입법부, 지방 정부까지 모두 민주당에 내주게 된다. 그렇다면 더욱 비상한 각오로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개혁신당과의 연대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한 전 대표 축출로 모든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유권자들은 국힘이 한 전 대표를 몰아내는 것을 보면서 '국힘은 여전히 계엄을 지지하고 있는 윤석열 어게인 정당'이라는 인식을 굳힐 수 밖에 없다”며 “실제 국힘에서 계엄 해제 투표에 참여했고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느닷없는 계엄 자폭으로 정권을 민주당에 바쳤다. 그러더니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된 국힘도 자폭을 해 지방 정부를 민주당에 바치려하고 있다”며 “국힘은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없는 폐쇄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면 다음 국회의원 총선까지 전망이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역시 장 대표가 아직도 '윤 어게인' 세력과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뺄셈 정치'를 하고 있으니 선거 승리에는 관심이 없고 계파 이익을 위한 정적 제거에 매몰돼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길 생각이 있다면 계엄에 반대했던 한동훈 전 대표의 중도나 중도보수층으로의 지지 확장 가능성을 보고 힘을 보태도록 했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거대 여권을 견제할 세력의 부재는 일방적 국정 운영과 대통령의 독선이라는 폐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국민의힘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민심의 냉혹한 퇴장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이 “공멸 아니면 자멸의 길”을 가고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장 대표는 권위주의 시대에도 쉽게 들어보지 못한 '당성'을 공천의 기준으로 삼겠다며 의원들에게 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 반대 인사들이 주요 직책을 차지했고, 장 대표의 측근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에게 입조심하라는 취지의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정치적 탄압' 프레임만 되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겨레는 “불법성이 농후한 행위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해명 없이 '정치적 탄압' 프레임만 되뇐 한 전 대표의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순 없다”며 “현시점에 비록 한 전 대표가 정치적 명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인 양 민주화운동 시절의 '김영삼 제명'에 비유하며 스스로 한껏 추켜세우는 건 우스꽝스럽게 비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은 지금 '윤 어게인' 세력에 목줄을 잡힌 채 당내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며 “국민의힘 안에는 노골적 권력투쟁에 부끄러움을 잊은 모습뿐”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역시 한 전 대표에 대해 “당대표로 윤석열 부부를 제어하려 하는 등 건강한 보수의 일면을 보인 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 정치의 판을 놓은 그늘도 짙다”며 “대결 정치를 심화시킨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런 일들이 그가 말하는 '좋은 정치'에 부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 한동훈이 미숙함을 성찰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장 대표의 '극우 사당'으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당은 '윤 어게인'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력의 독무대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직 네이버에서 검색하십니까?… 챗GPT·제미나이 이용률 급증 - 미디어오늘
- 국힘 지지율 20%~39% 널뛰는 이유, 뭐가 맞나 - 미디어오늘
- [영상] 본회의장에서 마음 졸이던 학교 급식 노동자들, 법안 통과에 눈물 펑펑 - 미디어오늘
- KBS 메인뉴스 “박장범 사장, 12·3 계엄 직전 담화 내용 전혀 몰랐다” - 미디어오늘
- [단독] 국회의장 추천 방미심위원에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 내정 - 미디어오늘
- 외면 받은 포털 다음… AI기업 업스테이지가 인수 추진한다 - 미디어오늘
- 현대차 장남 음주운전 기사 삭제 사태에 SBS사장 “엄중 경고” - 미디어오늘
- 李대통령 “정부광고 힘 센데 뜯기면 안돼” 한달 만… 정부광고 집행 매월 공개 - 미디어오늘
- [영상] 외교 장관, 김기현 설득 못한 좌절감 격한 토로에 정동영 폭소 - 미디어오늘
- 헌재 소수정당 진입 막은 ‘3% 이상’ 선거법 위헌 “다양성-평등권 침해”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