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엄 자폭으로 정권 상납하더니 이번엔 黨도 자폭하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29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원게시판 문제와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제명에 찬성한 최고위원은 “악성 부채를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장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장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했다. 지방선거 4개월을 앞두고 국힘이 계파 갈등을 넘어 두 쪽이 난 것이다.
국힘 지도부는 한 전 대표 가족 일부가 2024년 11월 당 익명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최고 수위 징계를 결정했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는 과거 최고위원 때 “그 정도 글을 올리지 못하면 당 게시판을 뭐 하러 두느냐”고 했었다. 이번 사태에서 게시판 문제는 명분일 뿐, 진짜 목적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정적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중요한 전국 선거를 앞둔 정당이라면 계파 갈등을 치유하고 비슷한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힘을 최대한 모으는 것이 상식이다. 국힘은 이번 지방선거까지 패한다면 대통령과 입법부, 지방 정부까지 모두 민주당에 내주게 된다. 그렇다면 더욱 비상한 각오로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개혁신당과의 연대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한 전 대표 축출로 모든 것이 불가능해졌다.
한 전 대표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유권자들은 국힘이 한 전 대표를 몰아내는 것을 보면서 ‘국힘은 여전히 계엄을 지지하고 있는 윤석열 어게인 정당’이라는 인식을 굳힐 수 밖에 없다. 실제 국힘에서 계엄 해제 투표에 참여했고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옹호했던 인사들이 속속 당의 요직에 기용되고 있다. 당명을 바꾼다 한들 ‘윤어게인당’과 어떤 정치 세력이 연대를 하겠나.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유권자들이 다수다. 그래서 국힘 원로부터 중도 성향 의원들까지 한 전 대표 제명 추진을 재고하라고 고언했지만 모두 묵살됐다.
윤 전 대통령은 느닷없는 계엄 자폭으로 정권을 민주당에 바쳤다. 그러더니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된 국힘도 자폭을 해 지방 정부를 민주당에 바치려하고 있다. 국힘은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없는 폐쇄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면 다음 국회의원 총선까지 전망이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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