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적 없는 서류에 인감이…” 구리 갈매 휴밸나인 분양계약 둘러싼 법적 다툼

권순정 2026. 1. 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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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권리 포기’에 대리 서명 주장
시행사 “계약의사는 위조가 아냐”
설명 없을땐 형법상 죄 성립 반박

지난 23일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갈매 지식산업센터 휴밸나인의 수분양자인 A씨, 또다른 수분양자 B씨의 아내가 불법적 분양행태와 그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26.1.23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준공된 뒤 대출이 될 거라더니 대출이 안됐어요. 신세계건설 등 갈매PFV가 이를 대신 냈다며 구상금청구 소송이 시작됐어요. 소장을 받았는데, 제가 처음보는 서류에 제 서명과 인감이 찍혀있더라고요.”

구리시 갈매 지식산업센터 ‘휴밸나인’의 수분양자 A씨와 B씨는 2025년 4월께 신세계건설로부터 구상금청구소장을 받았다. 이중 전자파일이 아닌 문서로 소장을 받은 B씨는 함께 소송 중인 수분양자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보고 당황했다. 단순히 함께 권리구제에 나섰다고 해서 그의 가족 개인정보까지 공유된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서류를 꼼꼼히 들여다보니 더 황당했다. B씨는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서류에 자신의 인감이 찍혀있고, 그 옆에 누군가가 대신 쓴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장에 들어있는 증거서류는 ▲구리갈매 휴밸나인 지식산업센터 공급계약서 ▲구리갈매 휴밸나인 분양계약 신청서 ▲구리갈매 휴밸나인 확약서 ▲구리갈매 휴밸나인 설계변경 동의서 ▲개인정보 동의서 ▲구리갈매 휴밸나인 사실확인서1 등 6장이다.

이중 A씨와 B씨는 분양받은 물건의 호실과 계약면적, 대지지분, 분양대금, 납부일자 등을 명시한 공급계약서에만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필적감정에서도 인정됐다.

서명을 위조한 서류는 ‘법적 권리 포기’를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확약서는 ‘아래 사항에 대한 어떠한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도 제기치 않을 것을 확약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문서자체를 본 바가 없어 ‘아래 사항’을 설명들은 바가 없다.

설계변경 동의서는 건축물 설계변경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를 요구하고 있고, 사실확인서는 공급계약시 자금지원 미약정,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의 제약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기에 문제제기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두 수분양자는 그러한 설명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기숙사 1개 호실만 분양받은 A씨는 분양 목적인 임대수입을 얻으려면 자신이 불법을 저질러야 한다는 사실에 숨이 막힐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대학생, 일반회사원에게도 모두 임차할 수 있어 월세로 수익낼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 주변 오피스텔보다 저렴하니 임대도 잘 된다고 했다”며 “사업자를 내야 한다고 했고, 경영컨설팅업으로 개업일을 준공일자로 하면 된다 했다. 그렇게 해서 부가세를 환급받으면 된다고”라고 했다. 그는 사업자에게서 받은 문자를 보였다. 그 문자에 따라 A씨는 2024년 3월1일 준공일에 맞춰서 경영컨설팅업으로 사업자를 개설했다. 기숙사 분양계약일은 2021년 5월이다.

A씨는 “나중에 알고보니 기숙사를 일반임대 놓는 것도 불법이라고 해서 계약을 해지하려 해도 법으로 지원받은 부가세를 뱉어내야 한다고 한다”며 “불법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진퇴양난에 처한 처치를 토로했다.

수분양자들은 계약해지를 위한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걸었다. 반대로 갈매PFV는 중도금을 은행에 대위변제했다며, 구상금청구소송을 걸었다.

B씨는 “많은 사람들이 공기업인 구리도시공사와 대기업인 신세계건설의 이름을 보고 계약했다. 그런데 문서를 위조해 계약했다. 불법이 만연한 데 당연히 계약을 해지해야지, 이렇게 소송전을 벌일 일인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갈매PFV는 ‘위조서류’라는 주장에 대해 “통상 계약절차는 계약 전 한 두차례 이상 방문해 충분히 검토해보고, 본인이 계약의사가 있을 시 계약에 필요한 서류(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지참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서명이 위조여도, 계약의사는 위조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수분양자 측 변호인 법무법인 우면의 김한수 변호사는 “인감 위임의 목적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인감 대리권을 줬는데, 확약서나 설계변경동의서, 개인정보동의서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면 형법상의 죄가 성립한다”고 반박했다.

구리/권순정 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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