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 총격 사망’에 입 꾹 닫은 테크 리더들...왜 실밸은 ‘우편향’ 하나

한때 진보적 정치색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던 미국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변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총격해 사망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대부분 테크 리더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BC 방송은 “2020년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테크계가 잇따른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지난 24일 미니애폴리스에선 미국 시민권자인 37세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ICE 대원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지난 7일 같은 곳에서 37세 미국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총격으로 숨진 이후 17일 만에 또다시 일어난 일이다. 미 CNBC와 뉴욕타임스 등 유력 매체들은 프레티가 사망하던 당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리사 수 AMD CEO 등이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의 새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들은 이후에도 ICE 요원의 총격에 대해 일절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리콘밸리 테크 거물들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대거 참석했으며, 거액의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총격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낸 테크 리더는 메타의 인공지능(AI) 수석 과학자이자 ‘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 정도다. 앞서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비롯해 애플·에어비앤비·인텔·유튜브 등 각종 빅테크 고위 임원진들이 앞다퉈 비판 목소리를 냈었으나, 지금은 침묵을 선택하는 리더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크 리더들이 사업 외의 ‘잡음’과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는 국가 안보에 직결된 사업인 데다, 거대 자본 투자가 끝없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 등 후발 주자를 따돌리려면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도입을 늦춰야 하고, 이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과 혜택도 AI·반도체 사업에는 포기할 수 없는 요소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수년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저커버그 메타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실리콘밸리 최고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회사에 이익이 되는 정치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을 비롯한 회사의 정치적 견해 표명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고, 규칙을 어기고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을 해고까지 하고 있다”며 “(진보적이었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분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승한의 소년문고] 삶이 더 다정해지는 법, 오래된 동화 한 편 읽기
- [한줄읽기] ‘마침표의 순간들’ 외
- [잠깐 이 저자] 2030 지지 받는 사진작가 “물 닮은 사람이 되고파”
- 선택하고, 죽고, 다시 시작하는 게임 속 숨은 ‘철학’
- 계율 지켰더니 더 자유로워져… 붓다에게 삶을 배우다
- 마이클 잭슨 죽음 이르게 한 ‘프로포폴’… 약과 독의 한 끗 차이
- 적게 먹을수록 식사의 밀도가 중요하다
- ‘공양간 셰프’의 사찰음식, ‘큰 스님’ 순례길… 비우고 채우는 마음 수행 여행
- 노고산 속 ‘흥국사’ 갈까, 광릉숲 옆 ‘봉선사’ 갈까?
- 고치현에서 펼쳐본 역사적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