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가까운 소극장서 뮤지컬… 스트리트 댄서 시절 떠올라 신나”

김유진 기자 2026. 1. 27. 09: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시지프스’로 뮤지컬 데뷔 리헤이
“돌 굴리는 모습… 내 인생과 닮아”

“‘드럽게 힘든데 드럽게 행복하네.’ 이 대사가 딱 지금의 제 감정이에요.”

댄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던 리헤이(본명 이혜인·사진)가 ‘시지프스’(예스24스테이지·3월 8일까지)로 뮤지컬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엠넷(Mnet) 춤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이름을 알린 그녀의 첫 뮤지컬 데뷔작이다.

‘시지프스’는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3관왕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스 시지프스 신화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이야기를 섞어 만든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말하는 극중극 형태의 뮤지컬이다. 리헤이는 유일한 여성 캐릭터 ‘포엣’을 연기한다. 포엣은 극 중에서 예술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다.

최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리헤이는 “첫 공연 멤버였는데, 공연을 앞두고는 떨려서 잠도 못 잤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영상을 통해 처음 뮤지컬을 접했다고 한다. 청소년 노래 대회 최우수상 수상자 출신으로 방송에서는 일찌감치 노래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작은 뮤지컬 동아리에서도 활동했지만 고등학생 시절 대입을 앞두고는 춤에 대한 열정이 더 컸기에 춤을 택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었다.

“제가 뮤지컬에 관심이 많다는 건 주변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안이 온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는 춤도, 대사도, 노래도, 표정 쓰는 것도 모두 잘해야 하는 어려운 직업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욕심이 났습니다.”

그리스 신화와 난해하기로 유명한 작가 카뮈의 이야기가 혼재된 줄거리에 “처음엔 이해하기도 어려웠다”면서도 “폐허가 된 세상, 그 세상에서도 돌을 굴리는 배우들을 보고 있자니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했던 내 인생과 다를 바 없더라”고 웃었다. 객석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소극장 무대지만 특별히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스트리트 댄서였을 때 관객 눈앞에서 춤추는 경우가 많았어요. 객석 반응도 즉각적으로 보여 더 신나기도 하고요. 관객이 가까이 있다는 건 지금도 설레요.”

지난해 뮤지컬 ‘프리다’로 먼저 뮤지컬 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동료 댄서 아이키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했다. 리헤이는 “언니가 뮤지컬을 하면서 굉장히 행복해했고, 같이 하는 배우들이 많은 도움을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제가 할 수 있는 건 노래와 대사를 빨리 외우는 거라 생각해 달달 외워갔다”고 말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을 묻자 ‘물랑루즈’와 ‘시카고’를 언급했다. 그는 “물랑루즈는 오디션도 보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었다. 앙상블로라도 도전하고 싶었다”며 “움직임이 확실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제 미래는 무한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춤도 늘 차근차근 성장시켜온 사람이거든요. ‘시지프스’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작품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분들께 희망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극장에 오셔서 좋은 기운만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유진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