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 주식 계좌 터줬어요”… 증시 활황에 미성년 계좌 개설 급증

김정은 기자 2026. 1. 24.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비과세 증여
빠를수록 좋다…갓난아이 증여 사례도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미성년자 명의의 증권 계좌 개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 속에서 조기 증여를 통해 비과세 혜택을 기대하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행 세법상 부모가 미성년자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할 경우, 10년 주기로 2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그래픽=손민균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 3곳의 미성년자 계좌 개설 수는 지난해 12월 3만4590좌로, 1월 1만1873좌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 증권사에서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 수는 지난해 3월 크게 감소했다가 증시가 상승하는 추세를 따라 증가세를 보였다.

월별 추이를 보면 코스피 지수가 6월 말 3000선을 돌파한 이후 계좌 개설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세 증권사를 통해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 수는 6월 1만580좌에서 7월 1만3925좌, 8월 1만6912좌로 늘었고, 9월 1만6750좌로 소폭 감소했다가 10월에는 2만9933좌, 11월 3만1989좌, 12월 3만4590좌로 증가 흐름이 이어졌다.

주가가 큰 폭 오르자 어린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면서 증여 계획을 짜는 부모가 늘었다.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만든 뒤 우량주를 꾸준히 매입하는 것이다.

특히 증여세 과세 기준은 증여 시점의 시가에 한정돼, 이후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식 등에 투자해 발생한 평가 차익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이전한 뒤, 장기간 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까지 비과세로 누리려는 방법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김한민 세무회계법인 한민 세무사는 “미성년자 자녀에게는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성년 자녀에게는 5000만원까지 혜택이 주어진다”며 “증여 당시 시가만 과세 기준이 되는 구조여서, 이후 주식 투자로 발생한 차익에 대해서는 세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갓난아이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이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과세 한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녀가 아주 어린 시점부터 증여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보호자가 미성년자 계좌를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개설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편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접근성과 편의성이 개선된 점도 미성년 계좌 개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