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 합당 반대"…최고위원도, 초선도 정청래 때렸다

한영익.이찬규.오소영 2026. 1. 2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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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과 합당 제안’ 후폭풍
황명선·이언주·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왼쪽부터)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둘러싼 후폭풍이 이틀째 몰아치고 있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등 반청(반정청래) 성향 민주당 최고위원 3인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에 대해 “말로는 당원 주권을 말하지만, 당 대표 마음대로 당의 운명을 결정해 놓고 당원들에겐 O·X만 선택하라는 게 정청래식 당원 주권 정당의 모습이냐.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다. 당 대표의 명백한 월권이며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다는 정 대표 측의 설명에 대해서도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충북 진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역시 이날 긴급 오찬 회동을 하고 합당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회동 직후 성명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 없는 독단적 합당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상언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3당 합당’을 통해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썼다. 곽 의원의 장인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을 비판한 걸 떠올리게 했다.

정 대표를 향한 비판이 확산하자 친청(친정청래) 의원들은 “정 대표의 방향성 제시가 매우 적절했다”(이성윤 최고위원)거나 “지방선거 압승을 위한 양당 대표의 정치적 결단”(한민수 의원)이라며 엄호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아래로부터 중지를 모으는 방식으로는 이해당사자들의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 되기에 십상이다. 진도가 안 나간다”고 했다.

온라인 공간의 지지층도 친청·반청으로 양분된 양상이다.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엔 합당 제안을 긍정 평가하는 글이 다수였다. 반면 신(新)이재명계 지지층이 모인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선 비판론이 분출했다.

지도부 내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지자 정 대표는 “여러 불가피성과 물리적 한계 등으로 사전에 충분히 공유해드리지 못한 부분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서 제기되는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한 것이란 주장에는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 당원의 이익으로 작동해야 한다. 전 당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가는 것이고, 부결되면 멈추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감수하면서까지 합당을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입당할 경우 두 사람이 옛 친문(친문재인)계 지지층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 대표가 ‘통합 대표’라는 상징성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전리품을 얻어 연임 도전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라거나, 친명 우위 체제의 당내 저변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란 시각이 있다. 수도권 의원은 “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선명성이 강하다. 이는 정 대표 입장에서 본인의 지지 기반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 통합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는 이날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어제(22일) 제안이 있었고 양당 모두 공적 절차를 거쳐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썸을 타자고 한 제안인데, 벌써 결혼해서 출산하는 상황까지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우상호 전 의원은 “(합당) 준비라기보다는 합당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논의는 물밑에서 수개월간 진행돼 왔다”고 했다.

한영익·이찬규·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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