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풀자 "마을에 아이들이"…인구 움직이는 '돈의 힘'
결국 '제로섬'? 재정 열악할수록 우려도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언급했습니다. 정부의 국정과제입니다.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현장을 가보니 실제로 인구 이동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2년 간 최대 1조원이 인구 소멸지역에 풀리는데 경남 남해에선 60년 만에 인구가 늘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승주 기자]
경남 남해군 신기마을에 최근 25가구 40명 넘게 이사 왔습니다.
마을에서 보기 힘들었던 아이들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연이/경남 남해군 신기마을 이장 :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니까 저희 마을로선 정말 반갑고요. 마을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전남 곡성군의 한 시골마을 역시 고령인 주민 50명만 남아 있었는데 얼마 전 30대 등 4가구가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정동기/전남 곡성군 학림동마을 이장 : 아까 젊은 사람들이 새로 온 사람들인데,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라고…]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지로 선정된 전국 10개 군에 생긴 변화입니다.
[장충남/경남 남해군수 : 1963~1964년 이후에 인구 감소되다가 인구가 반등된 건 처음입니다.]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매달 15만 원이 지급됩니다.
2년간 1조원 넘는 돈이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내몰린 농어촌을 살리겠단 취지입니다.
[신년 기자회견/지난 21일 : 1인당 연간 180만원쯤 되겠죠. 이걸 지역화폐로 지급해서 동네에서 쓰게 했더니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고 해요.]
실제로 이들 지역 인구는 지난해 10월 이후 평균 1천800명 정도 늘었습니다.
[황규철/충북 옥천군수 : 가장 큰 면이 3800명, 가장 적은 면이 1350명입니다. 면이 하나 새로 생겼다…]
지원금은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되며 석달 내 해당 지역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최정호/남해전통시장 상인 : 1만원 팔 거 2만원 팔게 될 거고, 아무래도 (시장이) 활성화가 되고 기대가 큽니다.]
해당 지역에선 다음 달 지급을 앞두고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인구가 늘었다면 반대로 준 곳도 있습니다. 인구소멸 위기 지역끼리 서로 뺏고 빼앗기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역의 분위기도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이어서 정영재 기자입니다.
[정영재 기자]
[이장우/대전시장 (지난 5일 / 신년 기자회견) : 돈이 무섭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대전에서 석달 사이 천 명 가까운 인구가 인근 충북 옥천으로 옮겨가자 꺼낸 말입니다.
전남 신안 인구도 지난해 10월 이후 2천900명 늘었습니다.
이중 60% 이상이 목포에서 건너왔습니다.
경남 남해와 하동은 최근 인구가 역전됐습니다.
인구가 늘어난 옥천과 신안, 남해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입니다.
인구소멸 위기 지역끼리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A지자체 관계자 : (인구) 줄어드는 거는 또 눈에 띄게…이제 한 시군에서 이런 정책을 펼치면 또 쑥 빠져버리고 하다 보니까…]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 기본소득이 인구 유출·유입의 변수가 덜 되더라도 문제는 있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1년 사업비는 5천700억 원 정도인데 10개 군이 30%를 부담해야 합니다.
신안군은 5만원을 더 주기로 하면서 자체로 거둬들인 세금 450억 원 전액을 투입해야 감당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마냥 반기는 분위기만은 아닙니다.
재정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충북 옥천군 주민 : 중앙에서 다 오는 게 아니잖아. 군에서도 도에서도 지원, 옥천에 세수가 얼마나 되냐고…]
일부 광역자치단체에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도 변수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철 이우재 영상편집 배송희 영상디자인 조성혜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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