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개 도시에서 만났네…마음에 스며드는 그림들을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6. 1. 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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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이란 다섯 글자 곁에 나란히 놓이는 이름은 언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도시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전시된 '최후의 만찬'은 다빈치의 이름을 호출한다.

하지만 밀라노엔 다빈치가 그리지 않은 '최후의 만찬'이 더 있다.

밀라노 브레라미술관이 소장 중인 파울로 베로네세의 '최후의 만찬',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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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김슬기 지음, 마음산책 펴냄, 2만4000원

'최후의 만찬'이란 다섯 글자 곁에 나란히 놓이는 이름은 언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도시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전시된 '최후의 만찬'은 다빈치의 이름을 호출한다. 하지만 밀라노엔 다빈치가 그리지 않은 '최후의 만찬'이 더 있다. 밀라노 브레라미술관이 소장 중인 파울로 베로네세의 '최후의 만찬',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베로네세와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선 그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 바로, 식탁 밑의 강아지다. 베로네세와 루벤스는 왜 약속이라도 한듯이 강아지를 그려 넣었을까. '최후의 만찬' 석 점을 밀라노 현지에서 전부 눈으로 확인한 저자는 캔버스의 도상을 이렇게 해석한다. "유다의 배신을 강조하기 위해 두 작가는 충성심의 상징인 개를 그린 것이다."

신간 '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는 문화부 기자로 17년간 활동한 저자가 유럽 전역의 20개 도시를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한 '그랜드투어'의 기록이다. 저자는 영국 소설가 데이비드 니콜스의 소설 '어스'의 주인공 더글러스처럼, 유럽 전역의 미술관을 두루 돌아보는 그랜드투어를 계획했고, 유럽 미술관을 '도장 깨기'하듯이 직접 발로 누볐다. 목격이 아닌 체험으로서의 정서가 책에 가득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에서 만난 카라바조의 '에케 호모'에 대한 저자의 서술은 직접 보지 않고는 집필이 불가능한 문장들이다. 에케 호모는 '이 남자를 보라'는 뜻으로 본디오 빌라도가 십자가형에 앞서 예수를 유대 백성들 앞에 선보이는 모습을 그린 작품인데, 저자가 이미지로 본 '에케 호모'는 어두운 부분의 표현이 단조로웠다. 작품 앞에 선 저자는 이미지와 실물은 달랐다고 쓴다. "빌라도와 병사의 눈동자 안에는 반짝이는 안광이 보였다. 벌어진 입은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었다."

단순한 미술관 여행기로 오독해선 곤란하다. 미술관 입구를 지나 작품 앞에 선 독자는 저자와 같은 곳을, 같은 호흡으로 바라보게 된다. 런던, 에든버러, 글래스고, 파리, 밀라노, 베니스, 피렌체, 로마, 마드리드, 리스본, 포르투, 빈, 프라하, 드레스덴, 베를린, 암스테르담, 헤이그, 파리, 나폴리의 미술관을 걸으면서 한 작품 앞에 멈췄던 순간이 어떤 질문을 일으키고, 그 질문이 또 어떤 사유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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