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지수 올라갈수록 혈관성 치매 위험 증가… 고혈압이 주범
혈압 상승, 뇌졸중과 뇌 위축 유발

비만이 혈관성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질량지수(BMI)가 커질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졌고, 비만에 따른 고혈압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은 23일 국제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에 50여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코펜하겐 시민 12만6,655명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37만7,755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BMI와 치매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높은 BMI와 치매 위험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었다. BMI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마다 혈관성 치매 위험은 63% 늘었다. 다른 표본 분석에서도 1 표준편차가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이 최소 54%에서 최대 98%까지 높아졌다. 분석 방법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BMI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방향은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높은 BMI가 혈압 상승을 매개해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혈관성 치매 위험 상승의 18%를, 이완기 혈압이 25%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혈압이 뇌졸중과 미세경색(작은 뇌경색)을 반복해서 일으키고, 이것이 쌓이면서 뇌가 위축돼 치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혈관성 치매가 아닌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BMI와 발병 위험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진은 "BMI와 고혈압 치료·예방은 임상에서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는 치매 예방 기회"라며 "주로 체지방량이 늘면 혈압이 올라가므로, 근육량보다는 체지방량 증가가 치매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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