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에 반해”…트럼프 행정부 WHO 탈퇴 확정

전남일보·연합뉴스 2026. 1. 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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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중국 평가 문제 삼아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 본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지시했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를 공식 완료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WHO는 여러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핵심 임무를 저버리고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해왔다"며 WHO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두 장관은 "WHO는 미국이 창립 회원국이자 최대 재정 기여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고 관료적인 의제를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지연해 국제사회의 대응 시간을 허비하게 했고 코로나19 정보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의 대응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첫날인 지난 2025년 1월 20일 이러한 이유를 들어 WHO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국은 1년간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인력을 철수하는 등 탈퇴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법에 따라 WHO 탈퇴를 위해서는 1년 전 사전 통보와 함께 미납 회비를 정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WHO는 미국이 아직 납부하지 않은 분담금을 2025년 1월 기준 약 2억6000만달러(약 38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미 보건복지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WHO 탈퇴 전에 채무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로런스 고스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WHO가 오는 5월 총회에서 미국의 미지급금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강제 집행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WHO 최대 공여국으로 2022∼2023년 기간 동안 약 13억달러를 지원했다. 미국의 지원이 중단될 경우 WHO의 HIV, 소아마비, 에볼라 등 주요 감염병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말기인 2020년 7월에도 WHO 탈퇴를 지시했으나, 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