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돈 버는 최종 목적은 자율성을 얻는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떻게 더 벌 것인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재테크 서가를 지배하는 시대에 <돈의 방정식>은 방향을 바꿔 묻는다.
이미 가진 돈을 우리는 어떻게 쓰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돈이 많아질수록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욕망이 함께 커질 경우 부는 오히려 또 다른 속박이 된다는 경고다.
비싼 학비를 성공의 트로피처럼 소비하는 부모, 평생 모은 돈을 은퇴 후에도 쓰지 못하는 절약 중독자의 사례는 돈이 어떻게 인간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왜곡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건 하우절 지음 / 박영준 옮김
서삼독 / 372쪽│2만8000원

‘어떻게 더 벌 것인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재테크 서가를 지배하는 시대에 <돈의 방정식>은 방향을 바꿔 묻는다. 이미 가진 돈을 우리는 어떻게 쓰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숫자를 늘리는 기술이 아니라, 돈과 맺는 관계의 태도를 다시 세우자는 제안이다. <돈의 심리학>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모건 하우절의 이 신작은 ‘부의 축적’ 이후의 세계를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부를 통장 잔고로 정의하지 않는다. 그가 제시하는 방정식은 단순하다. ‘부=가진 것-원하는 것’. 여기서 핵심 변수는 소득이나 자산의 크기가 아니라 끝없이 팽창하는 ‘원하는 것’을 얼마나 통제하느냐에 있다. 돈이 많아질수록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욕망이 함께 커질 경우 부는 오히려 또 다른 속박이 된다는 경고다. 저자는 “독립과 자유가 없는 부는 또 다른 형태의 빈곤”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구체적인 재무 설계나 예산표를 제시하지 않는 데 있다. 대신 돈을 둘러싼 시기심, 불안, 정체성 같은 심리적 요소를 생활 속 이야기로 풀어낸다. 비싼 학비를 성공의 트로피처럼 소비하는 부모, 평생 모은 돈을 은퇴 후에도 쓰지 못하는 절약 중독자의 사례는 돈이 어떻게 인간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왜곡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돈의 문제는 계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인식의 문제라는 저자의 주장은 이 지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저자는 ‘1000달러짜리 핫도그’ 같은 일화를 통해 복리의 개념을 삶의 태도로 확장한다. 이는 소비를 무조건 줄이라는 훈계가 아니다. 작은 선택 하나가 시간이 지나며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낳는지를 이해할 때, 우리는 돈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에게 저축과 투자는 희생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과 사람을 선택할 자유로 향하는 승차권이다.
특히 이 책은 돈을 목표로 삼아온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더 많은 수익과 더 빠른 성장은 과연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저자는 돈을 통해 얻어야 할 최종 목적을 소비의 크기가 아니라 선택의 폭에서 찾는다. 원하는 일을 하고, 원하지 않는 일을 거절할 수 있는 힘. 그 자율성이야말로 돈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라는 그의 주장은 재테크를 넘어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게 만든다.
이 책엔 부자가 되는 요령이 없다. 대신 이미 가진 것으로 인생에서 최대의 가치를 얻는 법, 진짜로 ‘가질 만한 것’을 분별하는 눈이 담겨 있다. 돈을 지위와 성공의 기준 그 이상으로 다루고자 하는 이들에게 숫자 너머의 자유를 사유하게 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대차·삼전 6조 팔아치운 큰손, 조용히 쓸어담은 '주식' 뭐길래
- "엉덩이 다 비친다" 레깅스계의 '샤넬'…신제품 불만 이어져
- '두쫀쿠플레이션'…재료 한달새 두배
-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진퇴양난’ 빠진 집주인들
- "이게 얼마 만이야"…'이재명 랠리' 첫 주인공 다시 들썩 [종목+]
- '77246' 20년 지나도 계속 나오는 '공포의 숫자' [강진규의 BOK워치]
- 벤츠 부품 만들던 '히든챔피언' 매물로…독일에 무슨 일이
- 불장에도 속 터지는 개미들…'만원 한 장 못 벌었다' 비명
- '키트루다 로열티 쇼크'에 알테오젠 추락…"여의도도 문제였다" [돈앤톡]
- 실버타운 안 가신다고요?…요즘 뜨는 '신개념 어르신 주택' [프리미엄 콘텐츠-집 100세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