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링트레킹 ] ③ 트레킹과 등산의 뜻과 차이점

조태봉 작가 2026. 1. 23. 16: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영심 과시용 트레킹.등산문화 작별해야 건강하고 안전한 산
 
트레킹: 산 정상이나 그 주변 자연길 시골길을 걷는 행위(trekking, hiking)

[<사람과 산>  조태봉  작가]    한국은 전체 국토의 70%가 산으로 구성되었기에 트레킹에 관한 자연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게다가 4계절까지 뚜렷하여 그 자원의 가치는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풍족한 자연 자원 을 기반으로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산을 좋아했고, 산 정상과 그 주변의 계곡이나 강줄기를 따라 유람을 즐기고는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 1970년대 말부터는 그야말로 등산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이러한 산과의 인연은 우리나라의 풍부한 산림자원이 그 첫 번째 요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인이 그동안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모든 영혼을 쏟아부었고, 그러한 결과로 경제적 급속 성장을 이루어 낸 사회환경에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급속한 경제성장은 등산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2015년 9월 11일 자 기사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녹초가 된 한국인이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이 등산이다"라는 기사와 함께 한국 사람들의 등산문화에 대하여 비평을 했다. "한국인들이 전쟁으로 피폐해져 빈곤에 찌든 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번영한 국가 중하나로 만들기 위해 수십 년간 고생스럽게 일해 왔고, 그것이 몸에 배었고 더 잘되기 위해 기를 썼던 평일의 스위치를 주말 등산에서도 끄지 못한다. 그들은 산에 빨리 올라가고 빨리 내려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라고 한국인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러한 우리의 등산 문화는 진정한 등산 문화 그러니까 알피니즘(산, 자연을 향하는 태도)이나 산행의 건강성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되새겨 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더 높이' '더 빨리'의 등산문화가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진심으로 살펴봐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즈음 한국에서는 '더 높이' '더 빨리'를 고집하는 등산이 아닌, 다양한 트레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산 위에서는 산과 산을 연계하여 걷는 산 종주 트레
킹, 산 아래에서는 숲길, 혹은 옛길을 걷는 방식의 트레킹. 그리고평지에서는 걷기 여행(도보여행)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등산이라고 불렸던 산 사랑이 제주올레의 개장을 기점으로 산을 포함한 모든 트레킹. 걷기 여행으로 확 장된 것이다. 이러한 트레킹. 걷기 여행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트레킹의 의미에 부합하는 자연을 향하는 태도 그리고 시골문화, 유적지, 사람에 대한 체험 위주의 트레킹인 것이다.

이제는 성과 위주의 트레킹보다는 나 자신의 진정성 있는 건강과 자연과 더불어 의식의 성장을 위한 발걸음을 생각해야 한다. 어떤 경우도 그렇겠지만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남들의 시선만을 의식하거나 남들보다 위에 서겠다는 마음이 앞서게 될 경우 우리의 심신은 온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어느 정도 높이의 산이 내 도전의 대상이 되는가. 어느 정도 거리의 산행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또한 어떤 환경의 트레일이 나의 심신에 의식적 향상을 주어지게 하는가.

이러한 나를 위한 판단들에 대한 진심 어린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트레킹'이나 '둘레길'이라는 단어가 '등산'보다도 더 많이 사용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등산'과 '트레킹'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용어의 선택이 큰 영향력을 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종종 사람들과 둘레길을 걸을 때에 옆에 같이 걷던 사람의 전화 통화를 들어보면, 본인은 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 응, 나 지금 등산 왔어"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레길'보다는 '등산'이라고 말해야 자존심이 서는 모양이다. 월스트리트저 널이 꼬집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영혼이 둘레길에서도 아른거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 영혼은 멀찌감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사람들이 만든 '등산'이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이러한 잘못된 자존심은 바윗길에 대한 교육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바위에 올라감으로써 많은 부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산림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만 19세부터 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 위험이 높은 통제구역에서 적발되는 건수가 2018년에 비해 2022년에는 70% 이상 증가했고, 2021년까지 6년간 등산이나 트레킹 중 사망한 사람은 474건, 부상은 2 만 1,536건으로 나타났다(현대건강신문, 2023).

이제 결론을 내어보자. '등산'이라는 용어는 일본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등반(climbing)과 혼용하여 쓰이던 것이어서지금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용어다. 국내 일반적인 산에 갈 때는 '등산'이라 는 단어보다는 조선시대 선조들이 사용했던 '산수유람(山水遊覽)'이 나 '입산(入山)'과 유사한 '산행(山行)'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등산'은 뭔가 산에 대하여 아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산행이나 트레킹보다 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어 보이게 하는 단어인 듯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에게 진심인 그리고 자연에게 진심인 산과 길을 걸어야 한다. 보여주기 위한 산과 길, 허영심으로 어우러지는 산과 길과는 절연해야 한다. 더불어 '산행' '등산' '트레킹' '걷기 여행'의 호칭에 따른 육체와 마음의 건강을 연구하는 전문적인 건강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에는 어떠한 자세와 마음으로 오르고 내려와야 하는지, 산 종주 트레일을 걸을 때에는 어떻게 걸어야 하고, 평이하고 긴 걷기 여행길에서는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스스로 정의해야 한다.

트레킹에서의 걷기에 대한 마음을 정의할 때에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산수유람'과 '유산'의 정신을 꼭 참고해야 한다. 선조들의 그 정신은 지금 세계적인(글로벌적인)트레킹이 지향하고 있는 자연을 향하는 태도와 세상에 대한 체험보다도 더욱 깊은 철학적 사유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깊은 사유 속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과 위주의 결과물이 아닌 자기 자신과 자연에 대한 진심 어린 고찰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올레 트레일

글.사진 조태봉 작가│대학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했으며 한국 최초의 트레킹 여행사를 23년간 운영했다.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국내외 트레킹을 경험했고, 명상에 심취하여 마음챙김명상국제지도자 Level 1(미국 브라운대학 명상지도자 등재) 자격을 취득했다. 2025년 집필한 『트레킹의 원리』는 서울대 이환종 명예교수와 조태봉의 공저이며 트레킹에 관한 기술 인문 서적이다.

※<사람과 산> 뉴스는 여러분의 제보/기고/기사문의로 아름다운 자연과 건강을 함께 합니다.아웃도어 등산 캠핑 트레킹 레포츠 여행 클라이밍 자연환경 둘레길 자연치유 등 소개, 미담 및 사건사고, 비리 관련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세요.

▷ 전화 : 02-2082-8833

▷ 이메일 : applefront@daum.net

▷ 사이트 : https://www.sansan.co.kr/com/jb.html

Copyright © <사람과 산>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