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8년 만에 WHO 탈퇴...'세계 공중보건' 빨간불

박지연 2026. 1. 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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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매듭지었다.

이후 1년간 미국은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모든 인력을 철수하는 등 탈퇴를 위한 작업을 해왔다.

미국의 WHO 탈퇴는 전 세계의 수많은 질병에 대한 대책 마련은 물론 신종 전염병 발생에 대한 지구촌의 방어능력을 크게 해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널드 나하스 미국 감염병학회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를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지침이며 과학적으로 무모한 만행"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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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3800억 원 미납" 美 "규정 없어"
세계보건기구(WHO) 로고와 미 성조기.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매듭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첫날 탈퇴를 지시한 지 1년 만이다. WHO 최대 공여국인 미국의 탈퇴로 향후 세계 신종 전염병 등 방역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WHO는 여러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핵심 임무를 저버리고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했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두 장관은 "WHO는 미국이 창립 멤버이자 가장 큰 재정적 기부자인데도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며 관료주의 의제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WHO가 코로나19 초기 공중보건위기 선포를 늦게 해 세계가 대응할 시간을 허비하게 했으며, 오히려 코로나19 관련 보고와 정보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중국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 이런 이유를 대며 WHO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1년간 미국은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모든 인력을 철수하는 등 탈퇴를 위한 작업을 해왔다.


지구촌 신종 전염병 방어능력 해칠 것

미국의 WHO 탈퇴는 전 세계의 수많은 질병에 대한 대책 마련은 물론 신종 전염병 발생에 대한 지구촌의 방어능력을 크게 해칠 것으로 예상된다. 홍역 퇴치운동이나 임산부·신생아 보호 프로그램, 새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연구와 병원체 규명 작업 등이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로널드 나하스 미국 감염병학회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를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지침이며 과학적으로 무모한 만행"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조지타운대에서 WHO 협력센터를 이끄는 로런스 고스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는 내 평생 본 최악의 파멸적인 결정"이라며 미국의 과학자들과 제약회사가 신종 질환에 대비한 백신과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산하 특수 보건기구인 WHO는 소아마비,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등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직적 대응에 특화된 기관이다. 최빈국들에 대한 백신 보급 등 의약품과 의료기술 지원을 맡고 있으며, 정신질환과 암 등 수백 종의 질환에 대한 대처 방안과 가이드라인을 세계 각국에 제시해왔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WHO 회원국이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은 WHO에 최대 기부금을 제공했으며 막대한 자금과 훈련된 공중 보건 전문인력 수백 명을 이 기구에 투입해왔다. 미국이 그동안 WHO에 납부한 돈은 회원국으로 연간 1억1,100만 달러(약 1,600억 원), 자발적 추가 지원금으로 연간 약 5억7,000만 달러(약 8,400억 원)로 전해졌다.


미납금도 수천억 원 달해

이와 함께 미국이 아직 납부하지 않은 회비가 지난해 1월 기준 수천억 원에 달한다. WHO는 미국의 미납 회비를 2억6,000만 달러(약 3,800억 원)로 추산했다. 반면 미 복지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간담회에서 미국이 WHO를 탈퇴하기 전에 빚을 청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고스틴 교수는 WHO가 5월 열리는 총회에서 미국의 미지급금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지급을 강제하긴 어렵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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