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가자미눈 뜨고 흘겨봐도 '솔로지옥'은 '솔로지옥' ★★★☆

이호영 2026. 1. 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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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라 지루하겠거니 가자미눈을 치켜뜨고 봤지만, 여전히 도파민은 싹 돈다. 역시 '솔로지옥'은 '솔로지옥'이다. 다만 아슬아슬한 우려 지점도 분명하다. 남은 회차 적절하고 영리한 완급조절을 통해 연애 리얼리티 흥행의 원조격인 IP로서의 품격을 지켜주길 바라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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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이 시즌5로 돌아왔다. 완전히 새롭진 않다. 지옥도와 천국도를 오가는 구조, 첫인상 선택, 데이트를 둘러싼 피 튀기는 눈치 싸움까지 기본 뼈대는 여전히 익숙하다. 그럼에도 초반 4화까지의 인상은 의외로 피로하지 않다. 큰 변주 대신 룰과 관계, 편집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아는 맛이지만 계속 보게 되는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정 표현의 속도다. 호감은 숨기지 않고, 흔들림은 미루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향하면 곧바로 행동으로 드러나고, 선택은 빠르게 관계의 이동으로 이어진다. 시작부터 한두 명에게만 시선이 쏠리던 이전 시즌과 달리, 여러 러브라인이 동시에 작동하며 굴러간다. 도파민의 강도를 키웠다기보다 감정의 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매 시즌 반복되는 질문, '프리지아·덱스·이관희를 넘어설 스타가 나오느냐'는 이번에도 유효하다. 단정하긴 이르지만, 시즌5에서는 분명 조짐이 보인다. 단순히 외모로 소비되는 캐릭터가 아니라, 태도와 선택을 통해 이야기될 인물들이 초반부터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김민지다. 이른바 '육상 카리나'로 이미 화제의 중심에 섰던 그는 비주얼만 수려한 병풍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았다. 호감이 생기면 먼저 다가가고, 시선과 거리로 감정을 드러내는 테토녀식 플러팅으로 관계 구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 단순한 화제성 카드가 아니라, 실제 인기 반열로 올라설 가능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평가다. 과거 GD 열애설로 대중에게 각인된 미스코리아 출신 김고은의 합류 역시 시즌 초반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가십성 소비를 넘어, '솔로지옥5'라는 이름을 다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성 출연진의 화제성이 두드러지는 시즌인 만큼 남성 출연진의 상대적 약세도 분명하다. 아직 과거 이력이나 캐릭터 매력 발산 면에서 뚜렷하게 각인된 인물은 많지 않다. 다만 송승일은 예외다. 젠지 취향에 정확히 맞는 비주얼과 무난한 태도로 벌써부터 여심을 자극하며, 중반 이후 존재감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5는 글로벌 소비를 염두에 둔 캐릭터 설계 역시 분명하다. 말보다 행동, 설명보다 장면에 집중한다. 김민지의 직진형 플러팅은 자막 없이도 호감의 방향을 이해하게 만들고, 천국도 데이트 장면에서 커플별로 대비되는 감정 온도는 언어 장벽 없이도 관계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최미나수의 다중 플러팅 역시 선택보다 혼란 자체를 서사로 만드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초반부터 밈화, 캐릭터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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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지점도 분명하다. 최미나수를 향한 반응은 특히 국내 시청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갈리고 있다. 여러 인물에게 동시에 플러팅을 보내는 태도는 해외 리얼리티 문법에서는 갈등을 만드는 캐릭터로 소비될 수 있지만, 국내 정서에서는 비호감 혹은 도덕적 불편함으로 읽히는 경우가 더 많다. 이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적 시선이 형성된 상황이다. 문제는 이 흐름이 익숙하다는 점이다.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에서도 매 시즌 관심 집중형 캐릭터가 국민 욕받이로 소모된 사례는 숱했다. 중후반 전개에 따라 최미나수 역시 과거 시즌의 이관희를 넘어서는 인기 빌런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안고 있지만, 단순 분노 유발 캐릭터로 소비될 경우 프로그램의 결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 결국 매력 있는 빌런과 국민 욕받이는 종이 한 장 차이며, 관건은 제작진의 연출 방향이다.

예고편에서 드러난 과도한 선정성은 본편에서 더욱 정교한 줄타기가 필요해 보인다. “연하의 맛”, “나 널 원해” 같은 토막 대사에 더해, 여성이 힐을 신은 채 남성 출연자의 배 위에 발을 올리는 장면, 밀착 스킨십과 한 이불을 덮는 컷까지 자극은 분명했다. 문제는 이 수위가 시선몰이용 긴장감 조성인지, 과욕의 신호인지다. 욕망과 본능을 간판으로 내걸고 혼숙까지 밀어붙이다 선정성 논란 속에 소모돼버린 IHQ '에덴'의 전철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시즌5는 이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원조 IP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극의 강도가 아니라 방향을 조절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인플루언서와 연예인 지망생 중심의 캐스팅 구조에서 사생활 리스크는 언제나 따라붙는다. 벌써부터 일부 출연진의 과거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온라인에서 파편적으로 오르내리는 모습도 감지된다. '초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질 경우 비판의 수위는 더욱 매서울 수밖에 없다. 다섯 번째 시즌까지 이어오며 출연진 검증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상황에서, 문제가 가시화된다면 제작진은 사전 검증을 제대로 거쳤는지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축적된 경험만큼이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결국 중요한 건 버텨내는 힘이다. 여러 변수와 위험 속에서도 '솔로지옥'은 여전히 유효하다. 연애 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끝내 보게 되는 이유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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