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천지 2인자, 판검사·정치인 로비 명목 21억원 거둬"…합수본 수사
횡령금액 최대 100억 원 추정…불법 자금 흐름 추적 속도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고동안 전 총회 총무가 정치권과 법조계 로비 등을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21억 원 상당의 현금을 각출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진술기록을 확보했다.
'신천지 2인자'로서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고 전 총무는 횡령·사기 혐의 등으로 지난해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최근 이 사건을 넘겨받은 합수본은 교단 차원에서의 로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횡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23일 뉴스1이 입수한 고 전 총무의 고발 사건 경찰 참고인 진술조서에 따르면 고 전 총무가 2020년 2월 중순쯤 12지파장들을 소집해 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만희 총회장 재판비에 사용해야 한다"며 "판검사와 정치인 로비를 해야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 총회장 개인에 대한 재판비용이기 때문에 교회 돈을 가지고 오지 말고 돈 있는 성도들에게 돈을 받아와라"는 취지의 고 전 총무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A 씨는 당시 12지파장 중 한 사람으로서 고 전 총무에게 현금 3억 원을 건넸다고 한다.
고 전 총무는 12지파장들에게 돈을 요구한 지 한 달쯤 지난 2020년 3월 대전과 인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 21억 원 상당의 현금을 종이가방에 담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총회장은 같은 해 8월 이후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신천지 전직 간부 B 씨는 고 전 총무가 신도들을 상대로 거둔 자금의 사용처를 밝히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2025년 3월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고 전 총무 등 3명의 고위급 간부가 2017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약 2년 11개월간 '이 총회장의 지시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속이고 12지파장들에게서 총 113억여 원을 각출해 사적 유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68쪽 보고서도 추가 확보했다.
진술조서와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고 전 총무가 신도들에게 거둬간 금액만 100억 원대 달한다. 고 전 총무는 고발 사건 등으로 같은 해 교단에서 제명됐다.
합수본은 이번 주 A 씨 등 신천지 탈퇴 간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줄소환해 조사한 결과 고 전 총무의 횡령 등 사건이 정교유착 의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로부터 이 사건 기록 일체를 넘겨받았다.
고 전 총무가 정교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100억 원대 횡령 자금이 실제 정치권·법조계에 불법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는 의혹을 규명하는데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고 전 총무를 소환해 자금의 용처 등 전반적인 내용을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고 전 총무를 상대로 의혹의 정점인 이 총회장의 지시·관여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회·청와대·법조계에 은밀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시한 정황이 담긴 음성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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