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도 코인 예치금도 증시로…은행들 머니무브 '골머리'
가상자산 거래 1조원 감소…예치금 이탈 추정
은행들 고금리 특판…이자마진 악화할수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들어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가상자산과 제휴를 맺은 일부 은행은 가상자산에서 증시로의 자금이동도 발생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이달 21일 647조2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74조84억원에서 불과 20일 만에 27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은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연일 우상향하자 하루 평균 1조3000억원씩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해 말 939조2863억원에서 이달 21일 936조2864억원으로 3조원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투자자 예탁금은 87조8291억원에서 96조3317억원 8조5026억원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해 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증시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에도 은행 요구불예금은 1년 만에 7조원 넘게 감소하고 투자자예탁금은 3조원 가량 증가했다.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에는 가상자산 투자 자금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원화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4분기 4조4245억원에서 올해들어 12일까지 3조827억원으로 감소했다.
5대 은행 중 원화거래소와 원화 입출금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은 KB국민은행(빗썸)과 신한은행(코빗)이다. 전년 대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요구불예금 감소폭은 1.85%, 3.15%로 타행보다 크다. 농협은 0.2% 하락에 그쳤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8%, 1.7% 증가했다.
증시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은행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금이 지속해서 빠져나가면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순이자마진(NIM) 악화, 대출 이자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들은 최고 연 8%대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치 자금 방어에 나섰다. 연말정산 후 고객들 자금이 은행과 증시 중 어느쪽으로 유입될 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 신규 대출 문이 열렸는데 투입 가능한 자금이 줄고 있다"면서 "예·적금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면 결국 대출금리로 전가되어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금리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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