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흥행에 왜 IT 기업 네이버가 웃나 [엔터코노미]
이해정 기자 2026. 1. 23. 10:31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가 시즌1에 이어 2년 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사 스튜디오슬램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는 물론, 협찬사인 CJ와 한샘, 셰프들과 협업한 상품을 출시한 브랜드 등이 골고루 수혜를 입는 가운데,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도 화색이 돌고 있다.
지난 13일 최종회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흑백요리사2, 제작 스튜디오슬램)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대결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시즌1 출연자가 재도전하는 '히든 백수저' 룰, 더 웅장해진 세트, 감동적인 스토리텔링 등 기존의 장점에 시즌2만의 차별점을 녹여낸 레시피가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1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론칭 2년 만에 플랫폼 간판 예능으로 거듭난 '흑백요리사'가 시즌2에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며, 지난해 12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516만명으로 집계됐다.(와이즈앱·리테일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2만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8월 1457만명을 4개월 만에 경신한 수치다. 특히 2위인 쿠팡플레이(853만명)에 비해 약 78% 높아 압도적 1위의 기세를 실감케 한다.
이 같은 결과에 넷플릭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TV를 제외한 스마트폰 MAU 집계 결과라 구조적 한계는 있지만, 지난달 MAU는 '흑백요리사2'가 주도한 걸로 보인다. 모바일이든 TV든 정말 많이 보신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와의 멤버십 제휴 역시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정통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넷플릭스의 MAU가 증가한 배경에 '흑백요리사2'라는 단일 콘텐츠도 있겠지만, 네이버와의 결합 상품 역시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2024년 11월부터 매월 4900원의 요금을 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매월 5500원 상당)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광고 없이 넷플릭스 콘텐츠 감상을 원하는 회원들은 추가 요금을 내면 된다.
노 소장은 "OTT 이용자들이 복수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조금이라도 요금 부담을 덜 수 있다면 그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넷플릭스 이용률을 끌어올리는 데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휴 상품을 이용하면서 요금 부담이 줄어들어 넷플릭스 이용률, 나아가 충성도까지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제휴 멤버십 출시 6개월 차를 맞아 진행한 행사에서 양사 모두 협업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네이버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이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기존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늘어난 이용자 수만큼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도 성과를 냈다. 네이버 측은 "넷플릭스를 선택한 신규 가입자는 가입 전보다 쇼핑 지출이 30% 이상 늘었다. 특히 디지털 활용도와 구매력이 높은 30대와 40대가 신규 가입자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결과를 두고 "네이버의 높은 접근성과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급력이 더해지며 멤버십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혜택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역시 이번 제휴로 이용자층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경험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남성 사용자가 이전 대비 늘었고, 시청자 연령대도 35~49세 이용자가 늘었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회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광고형 요금제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올해도 '흑백요리사2'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흑백요리사2' 공개 전인 지난해 12월 초 네이버 지도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790만~820만명 수준에 머물렀으나, 콘텐츠 공개 당일인 12월16일 818만명을 기록한 뒤 3일 만에 901만명으로 급증했다. 공개 전과 비교해 최대 18.6%의 이용자 폭증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에 발맞춰 네이버 지도 앱은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저장리스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저장리스트'는 조회수 약 60만회, 저장 횟수 약 10만회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흑백요리사2'의 흥행은 단순한 예능 성공을 넘어, 강력한 IP와 플랫폼 간 제휴가 결합할 때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화제성을 가진 콘텐츠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멤버십과 결합 상품이 이를 붙잡아두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넷플릭스와 네이버 모두 '윈윈'하는 생태계가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OTT 경쟁은 이제 작품 하나의 성공을 넘어 '어떻게 묶어 팔 것인가'의 싸움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