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하루 만에 가격표 바뀐다... 자영업자 “재료비 감당 안 돼”
롯데호텔 등 호텔업계 가세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디저트 상권인 종로구와 마포구 일대 베이커리들은 최근 두쫀쿠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평균 인상 폭만 1000원에서 2000원에 달한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디저트 카페는 두쫀쿠를 개당 78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00원대였는데 순식간에 2000원 넘게 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자영업자들은 “원가 부담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포구의 한 마카롱 전문점 업주는 “지난해 12월 중순 판매를 시작할 때 6300원이던 가격을 최근 7500원으로 올렸다”며 “어제까지 6700원에 팔았지만 재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하루 만에 가격표를 다시 바꿨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또 다른 베이커리 역시 6500원이던 가격을 단숨에 8000원으로 23%나 인상했다.
가격 급등의 주범은 피스타치오다. 두바이 스타일 디저트의 핵심인 피스타치오가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몇 달 전 1kg당 4만원대였던 피스타치오 도매가격은 최근 13만원까지 폭등했다. 한 달 전 7만 원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가게에서는 피스타치오 대신 피칸을 넣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다른 부재료 상황도 심각하다. 유명 브랜드의 카카오 파우더(1kg)는 3만원대에서 11만원으로 3배 이상 올랐고 벨기에산 화이트 초콜릿(2.5kg)도 6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뛰었다. 마시멜로 역시 1kg당 1만 원에서 3만 5000원으로 급등했음에도 “판매 사이트에서 새로고침을 해야 겨우 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특급 호텔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지난 19일부터 1층 라운지에서 개당 약 8300원꼴인 두바이 쫀득 쿠키 세트(3개입, 2만 5000원) 판매를 시작했다.
호텔 측은 “피스타치오 양을 늘리고 소금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프렌치 레스토랑 디저트 코스로 두쫀쿠와 유사한 ‘피스타치오 초코 기모드’를 선보였다.
두쫀쿠 판매 시장에 자영업자뿐 아니라 호텔 등까지 가세하면서 관련 재료와 제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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