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물류정책에서 미래 경쟁력 결정
중부권 견인하는 장기적 비전 지녀야
충청권을 대한민국 물류 새 중심축으로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의 행정 통합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나 조직 통합을 넘어, 대한민국 국가 운영 구조와 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개별 지방정부 단위의 분절된 정책 추진을 넘어, 통합 대전·충남은 초광역 단위에서 산업·교통·물류·기술·환경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국가 운영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이러한 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좌우할 핵심 분야로 물류정책과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류는 산업과 소비, 일자리와 기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국가 경제의 핵심 인프라다. 물류 체계의 효율성과 경쟁력은 기업의 생산비용과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뿐 아니라 국민의 생활 편의성과 지역 경제의 활력을 결정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일상화된 오늘날,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통합 대전·충남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 역시 물류정책이라 할 수 있다.
통합 대전·충남은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완결형 물류 권역'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전은 국토 중앙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이자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연구·기획·기술 역량이 집적된 도시다. 충남은 당진항·보령항·대산항 등 서해안 핵심 항만과 국가산업단지, 대규모 배후 물류 부지를 보유한 대표적인 생산 거점이다. 대전의 정책 기획·기술 개발 역량과 충남의 항만·제조·물류 현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경우, 수도권에 대응하는 중부권 초광역 물류경제권 형성이 가능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항만과 내륙을 연결하는 광역 물류체계 구축이다. 충남 항만을 중심으로 한 해상 물류와 대전 및 내륙권 물류기지를 철도·고속도로망으로 연계해 수출입 물류 흐름을 효율화해야 한다. 항만·산업단지·내륙 물류거점 간 일관 수송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물류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복합운송을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수도권 항만 의존도를 완화하고 중부권 기업의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둘째, 통합 물류정책은 '스마트 물류'와 '기술 물류'를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보유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충남의 항만과 산업 물류 현장에 적용해 자동화 항만과 지능형 물류센터, 실시간 물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통합 대전·충남은 첨단 물류 기술을 실증하고 확산하는 국가 차원의 테스트베드로 도약할 수 있다.
셋째, 산업 구조와 연계한 전략적 물류정책이 필요하다. 충남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일수록 정밀하고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요구한다. 통합 광역정부는 산업별 특성에 맞춘 전용 물류 인프라와 특화 물류 단지를 조성하고, 콜드체인·위험물·정밀 물류 등 전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기업 유치와 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물류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 것이다.
아울러 생활 물류와 친환경 물류 역시 중요한 과제다. 광역 단위 공동 물류센터 구축과 배송 효율화를 통해 중복 운송을 줄이고, 전기·수소 화물차 도입과 친환경 선박 전환을 통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통합 행정체계는 규제 조정과 정책 일관성 확보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대전·충남 통합 물류전략은 국가 물류정책과 연계되면서 중부권 전체를 견인하는 장기 비전을 지녀야 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충청권을 대한민국 물류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육성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기술과 항만, 산업과 인재가 하나의 전략으로 결합될 때 통합 대전·충남은 대한민국 물류 지형을 재편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물류정책의 성공이 곧 행정 통합의 성공이며, 이는 중부권 미래 경쟁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향숙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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