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팬, 현재 이미 주류팬…미국 스포츠 경제 성장 3분의 1을 움직일 집단

미국 스포츠 산업이 ‘슈퍼사이클’로 진입하는 가운데, 라티노(Latino) 팬덤이 향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컨설팅사 맥킨지가 2025년 10월 13일 공개한 보고서 ‘Unlocking the growing power of Latino fans: Building a stronger sports economy’는 “라티노 팬은 미국 스포츠의 미래 소비 습관과 기대치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집단”이라며 리그·구단·미디어·스폰서가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1600억달러 → 2035년 3000억달러 이상…연 6% 성장 가정
보고서는 미국 스포츠 시장을 ‘권리보유자(리그·구단·연맹)’ 중심의 4대 매출(미디어·스폰서십·티켓·머천다이징)과, 방송·스포츠북·유소년 스포츠·게임·에이전시·경기장·티켓 플랫폼 등 주변 생태계까지 포함한 ‘확장된 스포츠 경제’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2024년 시장 규모를 1600억달러로 추정했고, 2035년에는 3000억달러를 넘어 ‘거의 두 배’로 커지리라 전망했다..
성장률의 배경으로는 팬덤 저변 확대, 미디어 플랫폼의 다변화, 팬 1인당 수익(ARPF) 증가, 유소년 스포츠 참여 확대 등이 꼽힌다. 특히 유소년 스포츠는 다른 분야보다 빠른 성장으로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성장의 3분의 1은 라티노가 만든다”…인구 비중보다 큰 영향력
보고서는 “라티노 팬은 이미 현재를 움직이고, 앞으로는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하며 “라티노가 2035년까지 미국 스포츠 경제 성장분의 약 3분의 1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티노는 미국 인구에서 약 20%를 차지하며, 이 비중은 계속 상승한다. 보고서는 2024년 기준 라티노가 스포츠 생태계 가치의 19%를 차지한다고 분석하면서도, 2035년에는 시장이 커지고 인구 비중이 확대되는 효과가 결합돼 라티노 비중이 약 25%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라티노 팬의 특징 : “더 보고, 더 가고, 더 쓴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라티노 팬덤을 ‘고관여·고지출·옴니채널’로 요약한다.
무엇보다 지출이 크다. 라티노 팬은 티켓, 스트리밍/TV 패키지, 미디어 구독, 라이선스 상품 등 스포츠 관련 항목 전반에서 비라티노 대비 15%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을 보정하면 지출 격차는 50%로 확대된다.
직관 참여도 적극적이다. 조사에서 라티노 응답자는 비라티노보다 연 1회 이상 현장 관람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제시된다. 디지털 참여도 강하다. 소셜 상호작용, 스포츠 웹사이트 방문, 판타지 참여, 하이라이트 시청 등 ‘디지털 네이티브’ 활동에서 라티노가 더 높은 관여를 보인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라티노 팬이 전통적 리니어(방송) TV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포착되는 반면, 스트리밍과 소셜 플랫폼에서는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대표 사례로 맥킨지는 MLB·NBA·NFL·NHL 등 주요 리그의 전통 중계 시청 시간에서 라티노 비중이 11% 수준에 머문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스트리밍 소비 비중은 라티노가 56%로, 비라티노(46%)보다 높다고 제시한다. 즉 “라티노 팬이 스포츠를 덜 보는 게 아니라, 스포츠가 라티노 팬이 있는 플랫폼·언어·포맷으로 충분히 오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다.
이 지점에서 보고서는 ‘콘텐츠 공급’의 구조적 공백을 강조한다. 라티노 가정에서 스페인어 사용 비중이 높고, 스페인어 선호 시청층도 존재하지만, 스페인어 스포츠 중계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라티노 팬을 단일 집단으로 간주하는 접근을 “이해의 실패”로 규정한다. 라티노는 출신 국가(20개국 이상), 문화, 언어 사용, 이민 세대, 거주 지역, 스포츠 선호가 크게 다르다. 이에 따라 종목/리그별 라티노 팬 비중도 균질하지 않다. 축구는 라티노 팬 비중이 특히 높고, 야구·농구도 강세가 있으나, 종목에 따라 관심도 차이가 나타난다. 또한 동일 종목 내에서도 멕시코계·푸에르토리코계·도미니카계·남미권 등 커뮤니티별로 선호 선수, 팀, 콘텐츠 톤이 달라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표성의 격차”…선수는 많아도, 프런트·미디어·의사결정에는 적다
보고서는 라티노가 선수단 구성에서는 종목별로 높은 비중을 보이기도 하지만, 경영·리더십·미디어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대표성을 보인다는 점을 ‘구조적 과제’로 제시한다. 특히 구단·리그 의사결정층에서 라티노 인력이 부족하면, 언어·문화·커뮤니티 코드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팬 접점에서 실수가 발생하거나 ‘진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와 맞물려 보고서는 라티노 팬이 “자신의 문화와 관점을 반영한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더 높다고 설명한다. 결국 인력·콘텐츠·현장 경험이 한 세트로 움직여야 ‘토큰리즘(상징적 이벤트)’을 넘어 실질적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보고서가 제시한 ‘4가지 실행 축’: 커뮤니티·디지털·유소년·브랜드
맥킨지는 라티노 팬덤을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실행 축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한다.
우선 커뮤니티/문화적 관련성이다. 라티노 커뮤니티 안으로 들어가 ‘지속 프로그램’으로 관계를 쌓아야 한다. 특정 기념일·헤리티지 나이트 같은 이벤트를 하더라도 일회성으로 끝나면 ‘표피적 다양성’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두 번째는 디지털(옴니채널) 전략 수립이다. 라티노 팬은 젊고 디지털 친화도가 높다. 짧은 영상, 상호작용형 콘텐츠, 인플루언서 협업 등 플랫폼별 문법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유소년 스포츠 참여가 성인 팬덤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해석도 있다. 비용·시간·포용성 장벽을 낮추는 정책적·민간적 투자(장비 지원, 지역 리그, 학교 연계 등)를 강조한다.
마지막으로는 브랜드(진정성)와 스폰서십 분야다. 라티노 팬은 스폰서십에 대한 반응·충성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으며, 문화적 터치포인트를 이해한 캠페인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다만 ‘라티노 문화의 소비’가 아니라, 커뮤니티와 함께 만드는 방식(파트너십·스토리텔링·접근성 강화)이 전제돼야 한다고 못 박는다.
보고서는 “라티노 팬은 미래의 관객이 아니라 이미 오늘의 시장”이라며 “라티노 팬은 더 젊고, 더 디지털이며, 더 커뮤니티 기반으로 움직인다. 이는 미국 스포츠 산업이 향후 10년 동안 추구할 성장 모델과 겹친다”라고 결론지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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