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검사 결과 정상이랬는데”…18개월 후 자궁경부암 4기로 사망한 女, 무슨 일?

정은지 2026. 1. 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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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세포 변화 놓친 검사 오류, “1기 때 진단됐으면 완치 가능” 병원 인정
자궁경부암 검진 결과가 정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영국의 한 여성이 이후 병이 진행돼 4기 암으로 사망한 사연이 공유됐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단=남편 스티븐 퓨 제공

자궁경부암 검진 결과가 정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영국의 한 여성이 이후 병이 진행돼 4기 암으로 사망한 사연이 공유됐다. 이 여성의 남편은 영국에서 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국내는 매년 5월 셋째 주)을 맞아, "아내의 죽음이 의료 현장에 중요한 교훈으로 남길 바란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슈루즈버리에 거주하던 케리 퓨는 수년간 비정상적인 출혈 증상을 겪은 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에서는 심각한 세포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으로부터 '정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약 18개월이 지난 뒤 증상이 악화됐고, 추가 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 4기 진단을 받았다. MRI 검사에서 비누 한 개 크기에 달하는 침습성 종양이 확인된 것이다.

해당 진료를 담당했던 병원은 이후 의료 과실을 인정했다. 병원 측은 2018년 6월 시행된 자궁경부 세포검사가 음성으로 잘못 판독됐으며, 이로 인해 환자가 정밀 검사로 넘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당시 결과가 정확히 보고됐다면, 전문 검사에서 1기 자궁경부암이 진단됐을 가능성이 높고, 근치적 자궁적출 수술을 통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인정했다.

케리 퓨는 과거 자궁경부 병변으로 세포 제거 시술을 받은 이력이 있었고, 암과 연관성이 알려진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도 확인된 상태였다. 2017년 무렵부터 성관계 중 출혈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불규칙한 출혈이 반복됐으나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병원 측은 2018년 8월 말 이전에 진단이 이뤄졌다면, 통계적으로 볼 때 질병이 "완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망 이후 남편 스티븐 퓨는 병원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했고, 병원 측은 진단 지연과 검사 보고 과정에서의 기준 미달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스티븐 퓨는 "종양이 비누 한 개 크기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오랜 시간 자라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내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들을 먼저 걱정했다"고 말했다.

병원 최고경영자는 최근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검사 보고 과정이 병원이 지향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며 "현재 해당 검진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지만, 이 사연을 교훈 삼아 전반적인 검사실 서비스의 질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과 HPV 예방백신 접종 필요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 감염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지만, 감염자 대부분은 자연 소실되고 일부에서만 수년에 걸쳐 전암 병변과 암으로 진행한다. 이 때문에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발생 과정이 느린 암으로 분류되며, 조기 발견 시 예후가 매우 좋은 것이 특징이다.

의학적으로 자궁경부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병이 진행되면 성관계 후 출혈, 비정상적인 질 출혈, 골반 통증, 허리나 꼬리뼈 부위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병기 1기에서는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나, 3~4기로 진행되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필요하고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2009~2013년 인구 10만 명당 16.7명에서 2014~2018년 14.2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 기준으로 15~34세 여성에서는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5명으로 집계돼,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나타났다. 30~4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의학적 부담이 적지 않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과 HPV 예방백신 접종이다. 세포검사나 HPV 검사를 통해 전암 단계에서 병변을 발견하면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암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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