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달러 예금 하루 만에 2조원 빠졌다… 고점 신호에 ‘차익 실현’ 러시

최정석 기자 2026. 1.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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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달러 예금 잔액 21일 15억달러 증발
미·유럽 갈등 완화로 환율 하락세

시중은행 달러 예금에서 하루 만에 2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유럽 간 갈등이 다소 누그러지는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줄면서 예금주들이 대거 달러 매도(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21일 기준 약 64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660억달러)보다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조선DB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에 환율 상승세가 잠깐 꺾였다가 다시 오르자, 예금주들이 현재 환율을 ‘고점’이라 판단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작년 연말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은행권 달러 예금 잔액은 빠르게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618억달러, 12월 말 672억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달러 예금주들의 매도세가 한동안 계속되면서 잔액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미·유럽 간 그린란드 갈등이 일정 부분 해소된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새벽(한국 시각) 그린란드 관련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유럽 8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내린 1467원에 개장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내린 1469.9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464.4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환율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국은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해 내고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부는 환율 안정화를 위해 시중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임원들을 소집해 고환율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3일 “시중은행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과도한 (달러 예금) 마케팅 및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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