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남은 ‘사형 제도’…존치 vs 폐지 의견은 분분

김중곤 기자 2026.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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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이 30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원의 사형 선고 확정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악범의 출소 가능성을 감안하면 사형 선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반대로 교정 질서 유지를 위해선 가석방 될 여지를 남겨 놓은 무기징역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 1번꼴인 사형 선고도 항소, 상고를 거쳐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사형이 확정된 피고는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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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4년 1심 사형 선고 10건 불과
항소·상고 거쳐 모두 무기징역으로 감형
전문가 "사형 유지 속 미집행이 현실적"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춰 누구라도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사형 선고는 국가가 마땅히 보호할 책무를 지는 최고 가치인 인간의 귀중한 생명을 국가가 오히려 빼앗는 극단적인 조치를 통해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지난 16일 명재완 사건 항소심 판결 요지)

사형 집행이 30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원의 사형 선고 확정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악범의 출소 가능성을 감안하면 사형 선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반대로 교정 질서 유지를 위해선 가석방 될 여지를 남겨 놓은 무기징역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내달 19일 예정되면서 사형 선고 여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실상 국가, 제도에 의한 생명 박탈이 장기간 멈추면서 법원이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도 극히 드문 상황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5~2024년 전국 1심 형사공판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한 사례는 단 10건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무기징역은 292건으로 훨씬 많았다.

연 1번꼴인 사형 선고도 항소, 상고를 거쳐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사형이 확정된 피고는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 7세였던 고 김하늘 양을 살해한 명재완(48, 여)도 검찰이 1~2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2021년 공주교도소 살인사건의 주범인 20대 이모 씨도 2023년 대법원에서 사형을 내렸던 2심 결정을 파기환송하면서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됐다.

실제 집행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형은 가석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기징역과 차이가 크다.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20년 이상 수형, 교정성적 양호, 뚜렷한 뉘우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 출소한 무기수는 2015~2024년 128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1심 재판에서 10명이 무기징역에 처해지는 사이, 교정기관에 수감돼 있던 4명(44%)의 무기수가 다시 사회로 나온 셈이다. 이렇다 보니 흉악범에게 가족을 잃은 유족 등 입장에선 범인이 가석방되지 않도록 집행 여부를 떠나 사형 선고를 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분위기다.

하늘 양을 대리하는 김상남 변호사도 지난 16일 명재완의 항소심 선고 직후 "피고는 지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고 주도면밀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 모범수로 살아 출소하는 것이 가장 걱정되고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고 염려했다.

다만 수형자에게서 사회로 복귀하는 기회를 영원히 박탈했다간 교정 질서가 흔들릴 수 있어, 사형보단 무기징역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답은 없다. 사회구성원이 형벌로서 정의감을 느끼게 하는 차원에선 사형제 유지가 필요하다. 다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인권의 문제, 제소자 관리 어려움의 문제가 있는 만큼 현재처럼 집행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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