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단일대오'로 지방선거 압승 노리는 민주당… 국힘 "특검 물타기"
6·3 지방선거 '압승 위한 포석'
탈환 노리는 서울 등 격전지 표 분산 방지
국힘·개혁신당 향한 압력 커질듯

6·3 지방선거 압승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카드를 꺼냈다. 범여권 단일 후보를 앞세워 전국을 파란색으로 물들인 2018년 지방선거 승리를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뒷거래"라고 합당 추진을 평가절하하면서도,여권발 정계개편 여파가 범보수 진영까지 흔들지 않을까 극도로 경계한다. 합당이 성사될 경우 국민의힘과·개혁신당 등 범보수 선거 연대 등 통합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
선거 가까워질수록 보수 결집...단일대오 필요하단 공감대
정청래 대표는 이날 "우리와 합쳐서 지선을 치르자"며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제안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며 사실상 수용했다. 정 대표와 조 대표 사이에 지방선거 압승을 거두려면 여권의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사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서울·경기·부산 등 주요 격전지 모두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보수 진영이 결집하면서 격차는 좁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단식투쟁 이후 보수 결집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범여권 후보가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은 내란 직후 치러졌음에도 범진보(이재명+권영국 후보)와 범보수(김문수+이준석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0.91%포인트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단일화든, 합당이든 진보 진영의 선거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재선 의원은 "합당은 2024년 총선 때부터 살아 있던 이슈"라며 "어느 시기에는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은 당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호남 이변 차단, 정 대표 연임 기반 마련 해석도
민주당으로서는 조국혁신당이 수차례 독자 완주 의사를 밝힌 호남에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아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에 승리하기도 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정치에디터는 "두 당이 호남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을 두고 격돌하고 있는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서로 간 공격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며 "원팀으로 선거를 치러 이런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반면 지지율 정체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으로서는 새로운 활로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조국혁신당이 당력을 집중해 온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합당 논의 과정에서 불거질 공천 잡음이다. 호남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조국혁신당이 '이 지역은 우리 후보에게 공천을 달라'고 요구할 게 뻔하지 않느냐"며 "호남이나 서울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우리 후보를 위협하는 상황도 아닌데 왜 생뚱맞게 합당을 추진하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지방선거 승리는 명분일 뿐, 정 대표가 연임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합당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 대표가 그간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등 자신의 지지 기반을 강화하는 과제들에 몰두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만큼, 합당으로 정 대표가 얻을 게 더 많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망하지만... 합당 가시화하면 발등의 불
국민의힘은 당장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물타기" "뒷거래"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합당 시도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최근 김경 서울시의원이 강선우 의원 외에 다른 민주당 인사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점을 거론하며 "공천헌금 특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니 합당이란 이슈로 물타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들의 범죄를 가리기 위해 지방선거·보궐선거 자리를 거래하겠다는 또 다른 매관매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이 가시화 할 경우 보수 진영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권이 탈환을 노리는 서울·부산 등 초접 지역을 중심으로 범여권이 1대 1 구도를 완성하게 되면 보수 야권이 분열된 현 상태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향한 범보수 연대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주저하고 있어서다. 개혁신당이 "지선 연대는 없다"고 연일 선을 긋는 이유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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