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본다이 비치 테러 추모일에도 총성···3명 숨져

호주에서 본다이 비치 총격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의 날 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린 22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 레이크 카젤리고 마을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여성 2명과 남성 1명 등 3명이 사망했다. 또 다른 남성 1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피해자들은 남녀 커플 두 쌍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장총을 소지한 총격범 1명이 마을 일대에 숨어 있으며, 이번 사건이 가정 폭력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이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중무장한 병력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4일 시드니에서 발생한 유대인 축제 총격 테러로 15명이 숨진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발생한 대형 총격 사건이다.
앞서 호주 상·하원은 지난 20일 총격 테러에 대응해 총기 규제를 강화하고 증오 범죄를 단속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안은 호주 시민에게만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허가 과정에서 국내 정보기관인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정보를 활용해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정부가 민간 소유 총기 수십만 정을 사들여 폐기하는 전국적 매입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호주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주 내 총기 보유량은 역대 최다인 약 411만 정에 달했으며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총기 수는 약 110만 정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한편 이날 호주 전역에서는 시드니 총격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오후 7시 1분 전국 곳곳에서 수백만 명이 1분간 묵념했으며 많은 가정이 창문과 현관에 촛불을 밝혔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빛이 이길 것이다’라는 주제로 추모식이 열렸다. 유대인 전통 모자 키파를 쓰고 참석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여러분은 빛과 자유의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지만 증오의 폭력에 직면했다”며 “이 악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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