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기관 외교부 뒷짐, 재외동포청 논란 키워
인천경실련 “감사·후속 조치를”
시민사회, 청장 사퇴 목청 커져

국가적 판단과 300만 인천시민 염원으로 이뤄진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성과를 이재명 정부가 임명한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출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깔아뭉개는 듯한 발언을 내뱉으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김 청장을 자중시키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외교부가 사실상 이번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부 책임론'에 휩싸였다.
외교부는 22일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검토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 "재외동포청이 서울 이전 검토를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인천시의 재외동포청 청사 마련 등 동포청 요구 사항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외동포청 상위기관인 외교부 입장이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등 간접적 표현에 그쳤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뒷짐을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서울 이전 검토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과 기관장 발언의 적절성 등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을 두고 사실상 하위기관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당시 외교부는 정해진 행정 절차를 거쳤는데 김경협 청장은 그 절차를 무시한 채 '서울 이전 검토' 발언을 했다"며 "외교부는 해당 발언이 적절했는지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감사와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재식 이 단체 공동대표도 "이번 사태는 김 청장의 중앙집권적 사고가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며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편의와 상징성을 고려해 인천에 유치된 기관인 만큼 현재 상황을 방치하는 외교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일갈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김 청장으로부터 올해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재외동포 권익 증진을 위해 보다 세심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 청장의 서울 이전 검토 발언 이후 조 장관과 통화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외교부 장관에게 '재외동포청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금일 언론에 배포한 PG(Press Guidance·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가 외교부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지역에서는 김 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같은 날 김 청장의 서울 이전 검토 발언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는 오는 27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규탄 및 김경협 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박종호 협의회 사무처장은 "300만 시민이 힘을 모아 유치한 재외동포청이 시민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전 검토 대상이 됐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김 청장은 이전 검토 보류가 아닌 공식적 철회 입장을 밝혀야 하고, 상위기관인 외교부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재외동포 사회에서도 동포청 인천 존치를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럽한인총연합회는 전날 상임이사회를 열고 시와 함께하는 데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인천 지역사회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역사회 여론을 고려해야 할 주체는 인천시이며 재외동포청은 동포들 입장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아진·박예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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