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완성…‘갖은양념’ 무궁무진한 응용세계
- 재료 아우르는 전통 조미·향신료
- 우리 음식의 맛 풍부하게 끌어내
- 장류 감칠맛의 원리 등 흥미진진
- 건강 챙길수 있는 방법들도 담아
‘양념’이야말로 인문학이구나! ‘양념’과 ‘인문학’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맞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념은 음식의 맛을 더 풍부하게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대체 불가능한 조연이다.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자기가 속한 세계를 빛내는 존재야말로 인문학의 대상이 아닐까.

‘양념의 인문학-한식의 비결이자 완성, 전통 조미료와 향신료의 세계’는 한식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가 젊은 연구자 신다연 인하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함께 완성했다. 정혜경 교수는 30년 이상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한국의 밥 채소 고기와 바다음식 장 전통주 문화를 연구했다. 옛조리서 분석 및 종가 음식 연구 등도 수행했다. ‘한식 5부작’으로 ‘밥의 인문학’ ‘채소의 인문학’ ‘고기의 인문학’ ‘바다음식의 인문학’ 그리고 ‘양념의 인문학’을 썼다.

양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갖은양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어떤 양념일까. 책은 이렇게 설명한다. “갖은양념은 균형과 조화를 전제로 하는 말이다. ‘갖은양념’은 가지고 있는 모든 양념을 양껏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재료와 양념의 균형을 맞추고, 양념끼리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러 재료를 어우러지게 하는 양념의 역할은 비빔밥이 보여준다. “비빔밥의 양념인 고추장이나 간장은 밥과 나물, 고기와 달걀이 한데 섞이고 융합하는 데 필요한 접착제 역할을 한다.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잘 비벼 입에 넣어야 비로소 비빔밥이 완성되는데, 비빔밥이 단순 ‘통합’이 아니라 ‘충돌’을 통해 ‘화합’을 이뤄내게 하는 일등 공신이 바로 양념이다.”
한 그릇의 음식을 만들려면 식재료에 밑간을 하고, 국물의 간을 맞추거나 잡내를 잡기 위해 무언가를 넣고, 완성된 음식에 얹거나 찍어 먹을 것을 함께 낸다. 그 모든 것을 ‘양념’이라 한다.
즉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 필수적인, ‘음식의 맛을 돋우기 위해 쓰는 재료’이다. 음식의 간을 맞추거나 맛과 향을 돋우는 부재료는 세계 어느 나라 음식에서나 사용된다.
그러나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바로 그 음식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올리브오일과 식초, 바질로 마리네이드하는 서양의 요리와 간장과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한 우리의 불고기는 누가 봐도 다른 문화권의 요리다. 한식의 양념은 소금 간장 설탕 식초 같은 조미료와 마늘 파 후추 같은 향신료를 조합해 만든다. 음식에 따라 어울리는 조합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갖은양념’이라는 만능 양념도 그때그때 응용해 사용한다.
이 책은 우리 전통 조미료와 향신료를 소개한다. 우리 양념의 기원과 변천, 전통 조미료와 향신료의 종류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음식에 사용해 왔는지를 옛조리서와 근대 조리서를 통해 꼼꼼히 들여다본다. 특히 장류가 어떤 원리로 감칠맛까지 내게 되며,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본다.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향신료들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떻게 양념을 활용해야 건강해질 수 있는지도 설명한다.
한식을 한식답게 하는 우리 ‘양념’. 맛깔 나는 세계, 군침 도는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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